[영상] '기생충' 계단부터 시인의 언덕까지...부암동 문화골목

김민우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8:31:18
  • -
  • +
  • 인쇄
창의문 지나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에 자리한 산중마을
▲가을빛 담은 문화 골목을 거닐다…창의문 밖 산중 마을 부암동


한양도성의 북소문(北小門)인 창의문을 지나면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에 자리한 조용한 산중마을 부암동을 만날 수 있다. 낙엽지는 가을, 뉴스;트리가 이 산중마을을 거닐어보았다.

창의문 밖을 나서면 크고 작은 언덕을 따라 들어선 골목이 보인다. 이 경사 높은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자하문 터널 앞으로 이어지는 한 계단을 만나게 된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이른바 '기생충 계단'이다. 주인공 가족이 억수같이 오는 비를 맞으며 내려오는 장면에 나온 이 계단은 이제 한국 영화의 명소로 자리잡은 곳이다.

기생충 계단을 지나 조금 더 걸어 내려가면 길 건너편에 자리한 석파정과 서울미술관이 나온다. 조선말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으로 알려진 석파정은 산새와 계곡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특히, 가을에 그 멋을 느낄 수 있다 한다. 지금은 개인소유로, 사립미술관이 들어서 현대미술 전시공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역사와 예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도로가에서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면 또다른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산속 자연풍경을 느끼며 걷다보면 조선시대 안평대군이 지냈다는 무계정사에서 이름을 딴 복합문화공간 무계원을 만난다. 안평대군 집터 근처에 한옥으로 지은 이 공간은 산 풍경과 잘 어우러져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오르막길을 좀 더 오르다보면 일제강점기 소설가이자 언론인이었던 현진건의 집터를 마주한다. 현진건이 1930년대 장편소설을 주로 쓰던 때 지냈다는 이곳은 이제 비석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산 풍경 덕에 그가 보았을 자연의 아름다움은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다. 골목 주변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과 산새 지저귐 역시 그대로다.

부암동이 품은 문화는 시(詩)로도 이어진다. 청운동과 부암동 경계에 자리한 언덕으로 걸어 올라본다. 일제강점기 저항시인 윤동주가 종종 거닐었다는 '시인의 언덕'이다. 한양도성 성곽을 따라 위치한 이곳은 도성 바깥 부암동과 도성 안 서울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는 명소다.

조선시대 안평대군 흔적부터 현진건, 윤동주를 지나 2019년 영화 기생충의 흔적까지 만나볼 수 있는 '문화마을' 부암동. 이번 주말 저물어가는 가을 풍경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한 번에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구불구불 오르막 덕에 건강까지 챙기는 건 덤이다.

▲부암동 골목을 계속 올라보면 인왕산자락으로 이어진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환경

+

유네스코 보호지역 98% 기후변화 직격탄…“보존보다 적응이 과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이나 생물권보전지역 대부분이 폭염·산불·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날씨] 겨울 부르는 '가을비'...토요일까지 매일 내린다

15일 오후부터 다시 흐려지고 비가 내리겠다. 동해안과 전남 남서부, 제주 동부 등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비가 약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비는 16일

등산화·등산복 미세플라스틱 '뿜뿜'...고스란히 자연에 유출

등산화와 등산복 등 아웃도어 제품들이 청정지대인 산악과 호수지역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13일(현지시간) 미국 세크리드

도심 '싱크홀' 지하수유출이 원인인데...정부 관리체계 '구멍'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지반침하)의 원인이 지하수 유출이 지목되고 있음에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통계항목조차 없는 것으로

전세계 합의가 '무색'...3년새 사라진 산림면적 2배 늘어나

지난해 전세계에서 사라진 숲의 면적이 8만1000㎢에 달했다. 3년전 전세계 100개국 정상이 합의한 이후 2배 늘었다.14일 발간된 '2025 산림선언평가(Forest Dec

흩어져 있던 정부 기후정보 '통합플랫폼'으로 구축된다

이달 23일부터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기후위기 정보가 '통합플랫폼'으로 일원화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