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에 힘입은 한국라면에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5억달러를 돌파하며 3년 사이에 수출액이 2배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라면 수출액은 전년보다 21.8% 증가한 15억21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를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2023년 수출액 약 9억5200만달러보다 5억달러 많고, 지난 2022년 수출액 약 7억6500만달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국내 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4년 이후 11년 연속 증가세로, 2015년(2억1900만달러) 이후 10년간 7배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21년 이후 5년간 라면 수출액 연평균 증가율은 23%에 이른다.
라면은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 멤버들이 김밥과 함께 먹는 장면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앞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도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혼합 조리한 라면)가 주목받았다. BTS 등 K-팝 스타들도 국내외 팬과 소통하면서 라면을 먹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줘 라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최근 '라면'(ramyeon)을 등재했다. 일본어에서 유래된 '라멘'(ramen)과 다른 단어로 등재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더타임스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덕분에 한국의 매운 라면이 영국에서 인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만약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이 없었다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더 많았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미국의 라면 수출 증가율은 18.1%로, 전체 수출 증가율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지난 2022~2024년 미국의 라면 수출액은 연평균 68%씩 증가한 반면,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15% 상호관세가 적용된 이후 수출 증가율이 급락했다. 상호관세가 도입된 지난해 8월~12월 미국 수출액은 1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3억8500만달러로 47.9% 급증했다. 전체 수출액 가운데 중국 비중이 25.3%에 달했다. 미국 수출 비중은 2억5500만달러로 전체의 16.7%였다. 두 나라를 합친 비중은 전체 시장의 40% 이상이다.
이에 국내 라면업체들은 현지공장을 설립해 수출이 아닌 현지 생산과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불닭볶음면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현재 중국 자싱시에 해외 첫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이며, 생산라인은 애초 계획보다 2개 늘려 8개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12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이 공장에서만 연간 최대 11억3000만개의 불닭볶음면이 만들어진다"며 "자싱 공장 생산제품은 모두 중국 내수시장으로 공급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밀양제2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농심은 이미 미국과 중국에 공장을 두고 해외 판매액을 수출 수익보다 더 크게 거두고 있다. 해외 판매액은 2024년 기준 9595억원, 수출액은 344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 매출액은 약 1조3037억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약 37.9%를 차지했다.
농심은 지난해부터 '케데헌' 협업 라면을 선보이고 첫 신라면 글로벌 앰배서더로 걸그룹 에스파를 발탁했다. 농심은 지난해 유럽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부산 녹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농심에 따르면 녹산 공장 가동시 글로벌 라면 공급량은 국내 최다인 연간 27억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 성장세에 맞춰 공장 생산라인을 최대 8개까지 추가하면,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약 3배 수준까지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12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최근 글로벌 K-라면의 열풍에 따른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착공에 들어간 녹산 공장이 연내 완성되면 수출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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