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자산에 왜 투자?"...시민단체들, 당진 LNG터미널 확장공사 가처분

박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8 15:12:24
  • -
  • +
  • 인쇄
▲기후솔루션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당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터미널 2단계 확장공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

당진환경운동연합·충남환경운동연합·기후솔루션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가스공사의 당진 LNG 수입터미널 2단계 확장사업의 공사계약과 관련하여 '계약체결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가처분과 함께 한국가스공사에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의 계약 절차 진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하며,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가스 수요를 바탕으로 인프라 건설 및 운영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가처분은 오는 8월 말 예정된 가스공사의 2단계 확장 공사 계약을 앞두고 제기됐다. 이 공사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낙찰받아 진행하기로 돼 있었다.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될 예정인 LNG 터미널 확장 사업은 총 270만kl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확장 공사인만큼 공사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 이 가운데 2단계 사업은 LNG 저장 터미널 3기(81만kl)을 건설하는 것이다. 공사비는 약 58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당진 LNG 터미널의 2단계 사업은 지연과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강행을 놓고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단계 사업은 2025년 말 준공 목표로 2022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2027년 초까지도 완공이 불가능한 상태다. 3단계 확장사업의 경우 2031년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가스 수요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가스공사는 "연내 발표될 16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라 확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공사는 지난 5월 14일 2단계 확장사업에 대한 긴급 입찰공고를 내고, 3개월도 안된 시점에 공사를 진행할 사업자를 낙찰한 것이다.

현재 국내 LNG 터미널의 이용률은 33%에 불과하다. 앞으로 LNG 수요가 줄어들면 이용률 저하 문제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측은 물량 부족 문제를 당진 LNG 터미널 용량의 절반을 민간에 임차함으로서 해소하겠다 밝혔지만, 현재 가스공사가 확보한 계약은 10년도 안돼 절반 미만으로 떨어질 예정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공교롭게도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 낙찰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된 날에 이뤄진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확정 발표한 날, 국정과제와 궤를 같이해야 할 공공기관이 5800억원 규모 화석연료 확장 계획을 강행한 것이다.

이에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전환에는 총 7조원에 불과한 예산을 쓰겠다고 발표하는 반면, 화석연료 인프라 확장 사업에는 단일 건으로 그 규모의 10%에 육박하는 금액을 지원한다면 그 자체로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라며 "정부의 행보가 이런 식으로 엇갈린다면 국정 과제로 내세운 '에너지 고속도로'가 실상은 '화석연료 고속도로'를 의미한 것이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 최호연 변호사는 "한국가스공사는 해당 사업을 2단계 확장에만 58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 LNG터미널 사업이라 자부하지만, 무려 6년 전 완료된 수요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를 재검토하지 않은 채 강행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의무를 위반한 부당한 사무 처리"라며 "절차적·내용적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이어져 왔음에도 2단계 공사 발주와 낙찰 절차마저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지역 주민과 국민의 환경권 및 안정된 기후 속에서 생활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김서윤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의 향후 정책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은 채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시민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가스공사는 진행 중인 계약을 재검토하고, 충남의 그린 수소 및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재생에너지 기반 전환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국장은 "전국 최대 온실가스 배출지인 당진에 LNG 터미널이 추가로 건설된다면, 지역의 탄소중립 전환 노력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가스공사는 변화한 수요 전망과 정책 여건을 반영해 현실에 맞는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가처분 청구를 통해서라도 사업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녹전연 "ESG 공시는 스코프3 포함시켜 법정공시로 시행해야"

2028년 자산 30조원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인 'ESG 공시'에 대해 '법정 공시'가 아닌 '거래소 공시'로 우선 도입하고, 공급망 배출을 관리할 수 있

롯데-HD현대 '대산 석화공장' 합병 승인...고부가·친환경으로 사업재편

산업통상부가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합병을 승인했다. 산업통상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

기후/환경

+

파나마의 변심...가까스로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무산되나?

도입이 1년 연기됐던 선박의 '해운 탄소세'가 미국의 압박에 의해 완전히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핵심 해운국인 파나마가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해운의

美 서부의 '젖줄' 마른다...콜로라도강 수량 20% 감소에 '데드풀' 직면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2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콜로라도강 유역의 연

[주말날씨] 평년보다 '따뜻'...건조·큰 일교차 지속

이번 주말은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며 일교차가 크고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겠다.남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지만, 수도

아마존 '지구의 허파' 옛말됐다...2023년부터 탄소배출원 전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했던 열대우림 아마존이 탄소흡수원이 아니라 이미 탄소배출원으로 전환됐다는 진단이다.독일 막스플랑크 생지구화학연구소를

교육부, 2030년까지 국공립 학교 4378교에 태양광 설치

정부가 2030년까지 국공립 초·중등학교 4378교에 단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충한다. 학교 전기 사용량·요금 증가 부담에 대응하는 한편

기후위기에 '인공강우' 주목하는 국가들..."만능해결책 아냐"

극단적 가뭄을 겪는 지역이 늘어나고 물부족이나 대기오염이 발생하는 국가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공강우'(클라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