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6 17:09:59
  • -
  • +
  • 인쇄
▲노르웨이가 최근 투자한 탄소포집·저장 시설 조감도 (자료=Northern Lights)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발 기술과 해저 지질을 결합해 고배출 산업의 탄소를 대신 저장해주는 서비스를 하기 위한 목적이다.

노던라이츠는 노르웨이 베르겐 인근 외위예르덴에 저장터미널을 두고 있다. 이곳에는 노르웨이 남부 시멘트 공장에서 포집된 액화 이산화탄소가 선박으로 운송돼 저장되고, 액화된 탄소는 다시 북해 해저 2.6km 암석층으로 압입돼 영구 격리된다. 현재 네덜란드 비료공장, 스웨덴 발전소, 덴마크 오르스테드사의 발전시설 등이 노던라이츠와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의 운영책임자인 악셀 플레너는 "부두와 탱크만 있으면 어디든 탄소를 수거하러 갈 수 있다"며, 북해 연안국을 대상으로 '광역 탄소처리 서비스'를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노던라이츠는 탄소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비용을 톤당 7~8만원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현재 탄소배출세(톤당 약 11만원)보다 낮지만, 포집 및 공정 변경 등 부대비용은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저장·운송 비용은 톤당 10만원 수준이며, 포집비용은 최대 55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약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초기 10년 운영비의 3분의 2를 정부가 지원하며, 스웨덴·EU 등도 자금을 일부 투자했다. 에너지부의 알렉산더 엥 차관은 "유럽 CCS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노르웨이 정부에 따르면 노르웨이 해저 암반에는 약 80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노르웨이 연간 탄소배출량에 비춰봤을 때 노르웨이에서 배출되는 모든 탄소를 약 1600년동안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의 하산 무슬레마니는 "석유산업 유산과 천연 지질조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 대비 수익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우드맥킨지는 셸 등 지분 보유 기업들이 약 1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전환 컨설팅 부문 부사장 마이리드 에반스는 "석유·가스보다는 수익이 적지만 안정성은 더 높다"며 "CCS가 '정부 보조금을 전제로 한 신사업'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에서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 이끄는 금융 컨소시엄이 북동부 탄소저장 프로젝트 두 건에 약 80억파운드(약 14조8000억)를 대출하며 민간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분석가 칼 그린필드는 "상업적 CCS 시대가 열리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매출 9.5조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사고많은 건설업계 '초비상'

연매출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건설업계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43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중대재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AI로 탄소배출 '폭등'…빅테크 '넷제로'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이 공언해온 '넷제로' 목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기후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기후/환경

+

"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르포]사과 5알에 1만6000원?...폭염·폭우에 과일·채솟값 '껑충'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치솟은 물가는 6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마트에서도 고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