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서 비닐류 등 연질 플라스틱의 94%가 매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포장업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연질 플라스틱 스튜어드십 오스트레일리아'(SPSA)의 데이터를 인용해, 연질 플라스틱의 약 6%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94%는 매립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호주 정부가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의 70%를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 무색해지고 있다.
연질 플라스틱은 단단해서 모양이 유지되는 경질 플라스틱과 달리 쉽게 변형이 가능한 부드러운 종류를 말한다. 비닐봉지, 식품포장지, 소위 뽁뽁이라 불리는 버블랩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호주 연질 플라스틱 태스크포스(Soft Plastics Taskforce)는 지난 2022년 11월까지 호주 전역 44개 슈퍼마켓 사업장에서 1만1000톤의 연질 플라스틱이 쌓였다고 밝혔다. 지난 7월까지 비축량은 대부분 정리되고 나머지 3500톤은 2026년 상반기에 처리될 예정이지만, 지난 6월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의 울워스, 콜스, 알디 매장에서 수거점 100여곳이 추가로 세워졌다.
이에 비해 호주의 재활용 시스템인 레드사이클(REDcycle)의 플라스틱 수거량은 2022년 7500톤이었다. 53만8000톤에 달하는 전체 연간 연질 플라스틱 폐기물의 2%도 되지 않는다. 수거되는 플라스틱이 처리가능한 재활용 용량을 넘은 데다, 폐기물 수출까지 제한되면서 호주의 플라스틱 폐기물 양이 계속 쌓이고 있다.
게일 슬론 호주 폐기물관리·자원회수협회 CEO는 "우리는 여전히 연질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소비하고, 너무 많이 버리고, 충분히 다시 사지 않고 있다"며 방대한 생산량, 회수하기에 복잡한 디자인,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 부족 등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소비자에게 책임전가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며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플라스틱 회수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활용업체인 '플라스틱 포레스트'의 데이비드 호지 전무는 현대 일상생활에서 소비재로 널리 쓰이는 연질 플라스틱은 대부분 복합재질에 잉크나 음식물 찌꺼기로 오염돼있어 "재활용이 매우 까다롭거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연질 플라스틱을 수집, 처리, 재활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신규 자재 생산보다 더 많이 들어 경제적 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호지 전무는 재활용 제품은 관련 인센티브나 의무가 부족해 신규 제품과 경정하기 힘들다며 "재활용 제품 구매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호주 모나쉬대학 지속가능한개발연구소 연구원 제니퍼 맥클린 또한 "플라스틱 생산·수입업체가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주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기능을 유지하면서 재활용이 쉽도록 플라스틱 포장을 설계하고, 재활용 인프라를 개발하며, 재활용 제품 수요를 늘릴 것을 제시했다.
지난해 호주 정부는 플라스틱 포장개혁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해관계자의 80%가 이 규제를 지지했고, 65%는 플라스틱 생산업체가 전체 제품 수명주기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는 확장 책임 제도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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