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4 11: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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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에 잠긴 광주 신안동 도로(사진=연합뉴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무안군 망운면 무안공항에는 3일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1시간동안 142.1㎜가 내려 누적강수량 289.6㎜를 기록했다. 200년에 한번 내릴법한 강우량이라고 한다. 

이번에 전남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이유는 제8호 태풍 '꼬마이'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꼬마이는 지난달 31일 중국 남부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는데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저기압의 형태로 서해상으로 접근했다. 이 영향으로 한반도 주변에 중규모 저기압이 여러 개 발달하면서 한반도에 다량의 수증기를 유입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남지역은 강풍대가 형성되는 저기압의 전면에 위치하면서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 보름동안 폭염을 유발했던 한반도 상공의 2개 고기압 세력이 약화되면서 남쪽에서 고수온으로 만들어진 다량의 수증기가 그대로 유입됐던 것이다. 게다가 북서쪽에서 유입된 건조한 공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남하하면서 북상하려는 비구름대를 저지했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은 예상보다 비가 적게 오고, 남부지방에 좁고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되면서 이처럼 큰 비가 내렸다. 

그 영향으로 남부지방엔 50~200㎜, 많게는 250㎜의 비가 내렸다. 특히 무안군 운남면에 257.5㎜, 전북 군산시 어청도 240.5㎜, 경남 합천군 212.7㎜ 등 하루 사이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갑자기 많이 쏟아진 비에 2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긴급대피했고, 이 가운데 2400여명은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인덕대 정창삼 수공학 교수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폭염으로 해수온이 상승하면서 수증기는 늘어나는데, 올여름은 고기압 세력이 너무 강해 비가 잘 내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기에 쌓인 수증기가 작은 계기로 인해 둑이 터지듯 물폭탄으로 쏟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해수온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매년 극한호우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시설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전남에서 주택침수 261건, 도로장애가 77건 등 409건의 비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에서도 173건의 비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전날 무안에서 발생한 60대 사망사고가 자연재난에 의한 인명피해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했다. 무안에서는 전날 오후 8시께 비닐하우스 침수를 막으려 물길을 트려던 6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해 4일 비구름대가 빠르게 밀려나면서 대부분 지역은 이날 중 비가 멎을 전망이지만 경상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예보돼 있다. 부산과 경남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는 사흘간 2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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