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40℃ 폭염, 서부 알래스카급 냉기…'이상기후'에 갇힌 美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8 10:35:46
  • -
  • +
  • 인쇄
▲폭염이 덮친 미국 뉴욕시 (사진=연합뉴스)


미국 전역이 극단적인 이상기후에 휩싸였다. 동부와 중서부는 6월에 이어 또다시 열돔에 갇혀 체감온도가 40℃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서부 샌프란시스코는 60년만에 가장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27일(현지시간) "광범위한 열돔 현상이 다시 형성돼 전국적으로 고온다습한 공기에 갇혀있다"며, 현재 약 1억2300만명이 폭염경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동부 지역은 체감온도 41℃, 남부는 46℃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열돔의 영향으로 뉴욕과 보스턴 등 북동부 도시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뉴욕시는 체감온도가 최대 40.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긴급경보 시스템은 "건강에 위험하다"며 냉방시설이 없는 주민, 만성질환자, 야외 근무자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6월에도 뉴욕은 38.9℃까지 오르며 역대 6월 최고기온을 경신한 바 있다.

필라델피아 인근 뉴저지 남부지역은 체감온도가 41℃를 넘길 것으로 보이며, 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매사추세츠 등도 전역 폭염주의보에 포함됐다. 보스턴도 35~37℃ 수준의 더위가 예보됐다.

특히 이번 열돔은 야간에도 식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도시는 자정 무렵에도 섭씨 27℃ 안팎의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대기청은 "냉방장치 없이 실내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연구단체 기후센트럴은 "이런 규모의 열돔은 과거보다 훨씬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폭염 역시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발생 확률이 최소 3분의 1 이하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말에도 미국 동부와 유럽·아시아가 동시에 열돔에 갇히는 등 북반구 전역에서 유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기상청은 "열돔 현상은 수요일 밤부터 찬 대기 전선의 진입으로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있으나, 8월에도 평년 이상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염은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6월 중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반복된 열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위험성을 보여준다.

동부는 유례없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지만 서부 샌프란시스코는 유례없는 한여름 냉기를 겪고 있다. 이 지역은 6월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5℃ 낮고, 7월에도 4℃ 낮은 수준이다. 현지 기상당국은 1965년 이후 가장 추운 여름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해안가의 차가운 바닷물과 결합된 해양층 영향으로,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알래스카 수준의 기후를 보이고 있다.

한 나라 안에서 40℃ 폭염과 냉기 흐름이 동시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기후 양상은, 이상기후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여름 미국 전역에서 반복되는 기상이변은 기온 자체보다도 '기후의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