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싸우는 휴머노이드…'기술경연' 무대에 오른 로봇들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4 08:30:02
  • -
  • +
  • 인쇄
[AI 휴머노이드, 어디까지 왔나 ⑥]
▲설날기념 전통무용을 선보인 유니트리의 'H1' 로봇 (자료=유니트리)

중국에서 춤추고 싸우고 공을 차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격투기 대회, 춤 공연, 축구경기 등 다양한 무대에 올라 기술력을 뽐내고 있지만, 실용성보다는 '기술과시'와 '홍보목적'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중국의 스프링페스티벌 갈라에서 16대의 유니트리(Unitree) 에이치원(H1) 로봇이 중국 전통무용 춤을 선보였다. "세계 최초의 완전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군무 공연"으로 홍보된 이 공연에서 로봇들은 360도 '동시적 위치추정 및 지도작성(SLAM)' 위치인식, 음악 인식 알고리즘, 실시간 모션 제어를 통해 인간 무용수와 호흡을 맞췄다.

비슷한 시기, 중국 스타트업 엔진AI는 영화 '쿵푸허슬' 속 '도끼단' 안무를 재현한 퍼포먼스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0.01초 단위로 관절을 제어하며, 공중제비까지 완벽히 수행했다. AI 알고리즘과 영화 안무를 접목한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반응을 이끌었다.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대회 (자료=CollinRugg on X)

격투 경기장에서도 휴머노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 항저우에서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복싱대회가 열렸다. 유니트리, 엔진AI 등 기업이 출전한 이 대회는 실시간 원격조종과 AI 판단이 결합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로봇은 스트레이트, 훅, 사이드킥, 회전 발차기 등 복잡한 기술을 구사하며 쓰러졌다가 스스로 일어서기도 했다.

로봇 축구장에서도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3대3 로봇축구 대회에서는 전원 자율주행 AI 기반의 로봇들이 인간개입없이 플레이했다. 경기를 하다 넘어지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났고, 다수의 로봇이 협동해 패스와 수비를 시도했다. 팀간 격돌을 통해 알고리즘 결함을 발견하고 수비 속도·각도 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축구하는 휴머노이드 (자료=Booster Robotics)

기업들은 이같은 퍼포먼스가 단순한 '쇼'가 아니라, 이같은 대회와 공연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 정부 지원 유치, 투자자 어필 등 목적이 명확한 것이다. 유니트리 왕싱싱 대표는 "춤과 격투는 전신 제어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단계"라고 말했고, 부스터로보틱스 정하오 대표는 "경쟁 환경에서야 비로소 알고리즘이 빠르게 발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용성을 둘러싼 회의감도 존재한다. GSR벤처스의 주청하오 대표는 "요즘은 어느 로봇이나 공중제비는 할 수 있는데 누가 수천만원씩 주고 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벤처캐피털은 로봇 기업의 '거품 낀' 밸류에이션을 우려하며 투자 철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춤도 싸움도 결국은 기술력과 브랜드를 보여주기 위한 훈련"이라고 말한다. 격투기에서 얻은 알고리즘이 공장 제어에 쓰이고, 축구 협동 기술이 병원이나 가정에 전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로봇이 진짜 '일'을 하기까지는, 생각보다 아직 갈 길이 멀 수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PC, 야간근로 8시간 제한...新근무제 9월부터 시범운영

SPC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생산직 야간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SPC그룹은 이재명 대통령

대한항공-아시아나, 폐유니폼으로 만든 파우치 판매수익금 전액 기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보조배터리 파우치를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포함한 기부금을 사단법인 소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기후/환경

+

선체 수중청소시 발생하는 중금속 부산물 "해양생태계에 악영향"

선박을 로봇으로 청소하는 과정에서 떨어져나오는 부산물이 바닷물을 오염시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해양과학기술원(

"韓 2035 온실가스 60% 감축 가능"...국내 연구진이 방법 제시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환

[영상]"새로 개봉한 종말 영화인줄"...美 애리조나 덮친 거대 모래폭풍

미국 서남부 애리조나주에 거대 모래폭풍이 덮쳐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26일(현지시간) AP통신, 가디언 등 주요 외

기후위기로 주목받는 '지수형 보험'…해외는 이미 도입했는데 우리는?

기후변화로 경제적 손실이 증가하면서 산불과 극한호우, 폭염 등 측정이 어려운 재난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보상할 수 있는 '지수형 보험'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기후위기 시대 'AI 역할' 조망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2025'에 참여해 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다양한 기

남극 빙하에서 깨어난 미생물...일부에서 인체감염성 확인

남극 빙하 속에서 오랜시간 잠들어 있던 미생물 가운데 일부가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극지연구소 김옥선 박사 연구팀은 남극장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