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와 학교 운동장에 깔린 인조잔디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조잔디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어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알리려던 학자들이 업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되면서 논의 자체가 막히고 있다.
지난 1월 생태학자와 환경의학자 등 전문가 4명은 인조잔디의 유해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 'The Trouble With Turf'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인조잔디 제조업체 폴리룸이 이들을 고소하면서 행사는 취소됐다.
발표 예정자였던 전 환경보호국(EPA) 생태학자 카일라 베넷은 "우린 아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며 "발언조차 막는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환경의학과 교수 사라 에반스도 "지역사회가 필요한 과학 정보를 접하지 못하게 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세미나를 통해 인조잔디에서 과불화합물(PFAS) 검출과 발암 가능성을 제기할 예정이었다.
인조잔디와 하부충전재에서 검출된 PFAS는 유기불소계 물질로, 체내에 축적되면 저체중 출산, 기형, 암 등을 유발하는 유해성분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일부 PFAS는 안전기준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예일공중보건대학 환경보건과 바실리스 바실리우 교수는 "검출이 됐고, 위험도 존재한다"며 "문제는 인체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인조잔디 충전재에서는 PFAS 외에도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이 검출됨에 따라, 인조잔디의 고온 노출, 마모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배출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조잔디 유해성 논쟁이 산업계와 학계의 대립을 넘어, 부모와 지역사회의 선택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교수는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 지역사회가 근거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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