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온실가스 3100만톤'...'기후비용' 누가 책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2 16: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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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GHF 배급소에서 구호품 받아 가는 가자지구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비롯한 전쟁이 민간인 학살 및 인권침해 문제와 더불어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레데릭 오투-라르비 영국 랭커스터환경센터 교수와 벤 네이마크 영국 퀸메리대학 교수 등이 이끈 국제연구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후 15개월동안 발생한 온실가스가 100개국에서 1년간 배출한 온실가스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자지구 파괴 후 재건을 하기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환산량(tCO₂e)은 3100만톤 이상이다. 이는 지난 2023년 코스타리카와 에스토니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이 가운데 절반은 이스라엘 군대(IDF)가 무기, 탱크 및 기타 군수품을 공급하고 사용하면서 발생했다. 반면 하마스의 벙커연료와 로켓 배출량은 약 3000톤CO2e으로, 전체 직접 분쟁 배출량의 0.2%에 불과하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격한 이후부터 올 1월 일시적 휴전을 하기까지 내뿜은 온실가스의 양은 약 189만톤CO2e에 이른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 배출량의 99% 이상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 침공으로 인한 것이다.

해당 기간 발생한 온실가스의 약 30%는 미국·유럽이 이스라엘로 5만톤의 무기와 기타 군수품을 운송하면서 발생했다. 나머지 20%는 이스라엘 항공기의 정찰 및 폭격, 탱크와 기타 군용 차량의 연료 그리고 폭탄과 포병의 제조 및 폭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서 비롯됐다. 배출량의 40% 이상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허용한 약 7만대의 구호트럭에서 발생했다. 

태양광은 가자지구 전력의 4분의1을 생산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대부분의 패널과 발전소는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현재 가자지구는 디젤 연료 발전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발전기는 대기 중으로 13만톤이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는 분쟁으로 인한 총 배출량의 7%에 해당한다.

가장 큰 기후비용은 가자지구 재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43만6000채의 아파트, 700개의 학교, 모스크, 병원, 관공서 및 기타 건물 그리고 도로를 복구하는데 약 2940만톤의 이산화탄소(eCO₂)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의 2023년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연구팀은 가자지구 침공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예멘, 이란, 레바논과의 군사적 분쟁으로 인한 장기적인 기후비용이 스마트폰 26억대를 충전하거나 가스발전소 84개를 1년간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추정했다. 이스라엘 점령기간 중 하마스의 터널망 건설과 이스라엘의 '철벽' 장벽 건설에만 55만7359톤의 이산화탄소(tCO₂e)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멘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이스라엘을 향해 약 400발의 로켓을 발사해 약 55톤CO₂e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에 따른 이스라엘의 대응은 온실가스를 거의 50배 더 ​​많이 배출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홍해 항로를 봉쇄해 화물선들의 항로가 더 길어지면서 선박 배출량이 약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대규모 미사일 교전에서는 최소 5000톤CO2e 이상의 온실가스가 발생했으며, 이 중 80% 이상이 이스라엘에서 나왔다. 레바논 교전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3747톤CO₂e 중 90% 이상이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폭탄에서 비롯됐으며, 헤즈볼라 측 로켓 공격으로 발생한 비중은 8%에 불과했다. 레바논 남부에서 파괴된 3600채의 주택을 재건하는 데 드는 탄소 비용은 세인트루시아 섬의 연간 배출량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오픈소스 정보, 언론 보도 그리고 유엔기구 등 독립 지원단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했다"면서 "이스라엘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실제 환경비용은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비는 2024년 465억달러로 급증해 세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직접적 분쟁·재건 기후비용을 제외한 이스라엘의 작년 군사 배출량은 650만톤CO₂e로 증가했다. 이는 인구 350만명인 에리트레아의 전체 탄소발자국보다 많은 양이다. 그러나 현행 유엔 규정에 따르면 군 배출량 데이터 보고는 자발적으로 이뤄지며 연료사용량에 한해 제한된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을 비롯한 전세계 대부분의 군대는 유엔에 배출량 수치를 보고한 적이 없다.

하딜 이크마이스 팔레스타인 환경품질청(EPQA) 기후변화국장은 "전쟁은 인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독성 화학물질을 방출하고,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토양, 대기, 수자원을 오염시키고, 기후 및 환경 재앙을 가속화한다"며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환경범죄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온어스'(One Earth) 및 '사회과학연구네트워크'(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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