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순환경제는 산업전략…'규제 3종세트' 필요"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6 08:00:03
  • -
  • +
  • 인쇄
[인터뷰]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가적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들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에 6월 4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뉴스;트리가 기후환경 부문에서 사회 각계에서 새 정부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편집자주]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newstree


"순환경제는 이제 환경정책이 아니라, 자원안보와 산업경쟁력의 핵심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자원 자급률이 절대적으로 낮은 국가"라며 "안정적인 공급망 없이는 산업 유지 자체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각 국가들의 정책과 전쟁 등으로 글로벌 자원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는 버려지는 자원을 자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정책 과제로 홍 소장은 '재생자원 공급망 구축'을 꼽았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추진중인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정책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이 준비를 시급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신재 수준의 고품질 재생원료를 확보하려면, 기술투자뿐만 아니라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순환경제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선 '에코디자인 의무화',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강화' 등 이른바 '규제 3종세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에코디자인은 EU의 환경정책 중 하나로 철강·알루미늄·섬유·가구·ICT제품군 등 여러 대상 품목에 대해 제품 순환성, 에너지 효율성, 재활용 가능성 향상 등을 목표로 제품의 성능과 정보를 공개하는 법안이다. 이를 통해 제품 수명을 늘림과 동시에 재활용 여부 등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는 현재도 지속적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배터리 생산시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재생원료 인증제'를 오는 2027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생수·음료 페트병에 재생원료 사용 의무 목표율을 기존 3%에서 10%로 상향하고 2030년까지 비율을 30%로 올린다는 내용이 포함된 법령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소장은 마지막으로 EPR 제도가 실질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PR 제도란 제품이나 포장재 폐기물에 대해 생산자가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지도록 하고, 이를 위해 재활용분담금을 내도록 하는 환경 정책이다. 현행 EPR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단순 수치상의 재활용률만 평가한다는 점이다. EPR제도가 시행되고 폐자원 수거율과 재활용률은 올랐지만, 각 자원에 적합한 고품질 재활용보다 싸고 간편한 저품질 재활용으로 부추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자원을 어떻게 순환하는지 정성적인 평가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최대한 양만 늘려 재활용률을 높이고 나머지는 분담금으로 떼우는 식이다.

홍 소장은 "지금의 EPR 제도는 분담금 납부로 책임을 대체하는 형식적인 구조"라며 "생산자가 제품 설계부터 생산, 폐기, 수거,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책임을 지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소장은 규제 강화와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재생원료 10% 사용을 수년째 예고했지만 어떤 기업도 미리 대처하지 않았다"며 "신뢰가 없으니 규제 적용 직전까지 눈치만 보고, 먼저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목표와 구체적인 로드맵,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유지되는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돼야만 산업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정책이 바뀌면 기업도 바뀐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순환경제는 산업전략'이라는 문장을 새 정부가 선언하면서 이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경기도 "기후행동 실천하면 방화복 재활용한 의류·가방 드려요"

일상에서 기후행동을 실천하면 폐방화복을 재활용한 의류와 가방을 받을 수 있다.경기도는 기후행동 이벤트 '방화복의 두 번째 이야기'를 오는 11월 19

기후/환경

+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주말날씨] 흐리고 포근한 주말...27일 추위 몰려온다

이번 토요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날씨에 포근한 기온을 보이겠지만, 일요일은 전국에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美, EU에 "기후규제 철회해라" 압박...LNG 더 많이 팔려고?

미국과 카타르가 유럽연합(EU)의 기후규제를 비난하며 철회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늘리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22

전세계 석탄 사용비중 감소세?...전력수요 늘어 사용량은 '사상 최고치'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재생에너지가 석탄 발전량을 추월했지만 지난해 전세계 석탄 사용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