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삭빠른 코카콜라...'플라스틱 협약' 불발하자 재활용 목표 낮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4 16:19:17
  • -
  • +
  • 인쇄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목표로 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부결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던 기업들이 슬그머니 목표를 낮추는 등 태도가 돌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플라스틱 재활용과 재사용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던 코카콜라가 가장 먼저 약삭빠르게 태도를 바꿨다. 코카콜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당초 2030년까지 플라스틱, 유리, 알루미늄 등 주요 포장재의 50%를 재생원료 소재로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2035년까지 늦추는 한편 재생원료 사용비중도 35~40%로 낮췄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음료의 25%를 리필 가능한 용기로 재사용하겠다는 계획도 철회했다. 대신 병이나 캔의 70~75%가 수거될 수 있도록 순환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카콜라의 이같은 발표는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협상회의(INC-5)에서 전세계 합의가 불발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플라스틱 생산감축과 재활용 이력 등을 도입하기로 했던 회의가 아무런 소득없이 막을 내리자, 하루도 안돼 소극적인 태도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플라스틱추방연대(BFFP) 폰 에르난데스 글로벌 코디네이터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코카콜라가 이전의 목표는 내던져버리고, 지키지도 못할 재활용 및 수거 공약으로 더 많은 플라스틱을 쏟아내기로 결정했다"며 "그린워싱의 전형적인 사례로 전지구적 플라스틱 위기를 진지하게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코카콜라는 신재 플라스틱 사용저감 목표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카콜라는 2020~2025년 신재 플라스틱의 누적 투입량을 300만톤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2023년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았고, 이에 코카콜라는 "사업성장 때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세계 음료시장의 강자 '코카콜라'가 음료용기의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이같은 행보를 추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환경단체 오셔나의 맷 리틀존은 "코카콜라의 조치는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하다"면서 "이는 음료업체들에 대한 소송위험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코카콜라와 펩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플라스틱 음료용기의 재활용과 관련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고, 환경과 공중보건에 미치는 악영향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국제협상은 내년 6~7월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에서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PC, 야간근로 8시간 제한...新근무제 9월부터 시범운영

SPC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생산직 야간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SPC그룹은 이재명 대통령

대한항공-아시아나, 폐유니폼으로 만든 파우치 판매수익금 전액 기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보조배터리 파우치를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포함한 기부금을 사단법인 소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기후/환경

+

선체 수중청소시 발생하는 중금속 부산물 "해양생태계에 악영향"

선박을 로봇으로 청소하는 과정에서 떨어져나오는 부산물이 바닷물을 오염시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해양과학기술원(

"韓 2035 온실가스 60% 감축 가능"...국내 연구진이 방법 제시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환

[영상]"새로 개봉한 종말 영화인줄"...美 애리조나 덮친 거대 모래폭풍

미국 서남부 애리조나주에 거대 모래폭풍이 덮쳐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26일(현지시간) AP통신, 가디언 등 주요 외

기후위기로 주목받는 '지수형 보험'…해외는 이미 도입했는데 우리는?

기후변화로 경제적 손실이 증가하면서 산불과 극한호우, 폭염 등 측정이 어려운 재난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보상할 수 있는 '지수형 보험'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기후위기 시대 'AI 역할' 조망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2025'에 참여해 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다양한 기

남극 빙하에서 깨어난 미생물...일부에서 인체감염성 확인

남극 빙하 속에서 오랜시간 잠들어 있던 미생물 가운데 일부가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극지연구소 김옥선 박사 연구팀은 남극장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