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수입금지' 규정에 커피업계 '화들짝'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3 16:58:41
  • -
  • +
  • 인쇄


유럽 커피업계가 오는 12월 30일부터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된 커피를 수입금지하는 조치를 늦춰줄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판매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산림벌채규정(EUDR)' 채택을 앞두고 있다. 이 규정이 채택되면 커피를 포함해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해당 제품이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된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 커피업계는 규정 시행일자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EU가 이 규정을 최종적으로 채택할 경우, 해외에서 생산된 커피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당장 올해 12월 30일부터 커피가 생산된 농장의 지리적 위치를 포함해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재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유럽커피연맹(European Coffee Federation)은 "EUDR을 원안대로 시행한다면 수백만명의 소규모 생산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들에게 유럽은 큰 시장이기 때문에 규정의 시행일자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국제커피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조사에 따르면 커피농가의 약 80%는 경작지를 좌표화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규정의 정확한 세부규정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커피무역과 산업체의 90%를 대표하는 유럽커피연맹에는 네슬레SA(Nestle SA)를 비롯해 일리카페 스파(Illycaffe SpA), 올람푸드 인그리디언트(Olam Food Ingredients) 등 다수의 커피 관련기업들이 소속돼 있다. 연맹 회원사들은 60개국 1250만 커피농가에서 재배하는 250만톤 이상의 커피를 매년 수입하고 있다.

연맹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원사들은 위원회가 제시한 목표를 모두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EUDR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고 시행일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적절한 시일에 서한에 대해 회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EU 당국은 기후목표에 농장의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넣었다가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에 기후싱크탱크 E3G의 자연정책연구원 피터 드 푸스(Pieter de Pous)는 "농부들은 기후변화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기후정책을 약화시키기 위해 단결하고 있다"며 "나무 위에서 자신이 앉아있는 나뭇가지를 톱질하는 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