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불안' 시달리는 사람들 급증...구글검색도 5년간 45배 증가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3 12:50:52
  • -
  • +
  • 인쇄


'기후불안'이 실제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지난 5년간 구글에서 기후불안에 대한 검색건수가 45배 증가하는 등 이상기후로 인한 불안감이 실제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기후불안' 또는 '환경불안' 관련된 검색 건수는 2018년~2023년까지 45배가량 늘었다. 구체적으로 "환경 불안이란 무엇인가요?"와 "기후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 등의 질문이 가장 많이 검색됐다. 기후·환경 불안이란 이상기후 등 기후위기와 관련된 두려움, 정신적 고통 및 부정적인 감정을 통칭하는 신조어다. 

또한 구글은 "2023년 1월~10월까지 기후불안에 대한 영어 검색은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배 상승했으며, 포르투갈어 검색은 73배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불안을 가장 많이 검색한 국가는 핀란드,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국가가 전체 검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기후돌봄센터의 정신건강책임자 엠마 로런스(Emma Lawrance) 박사는 "기후불안은 분노, 죄책감, 슬픔, 두려움, 절망감 등 다양한 감정과 불면증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통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폭염이 미국, 유럽 등 각국을 휩쓸고 거대 산불이 뉴욕 하늘의 색을 바꾸는 등 기후재난이 빈번해지면서 기후불안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기후불안이 실제로 정신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미국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7%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3%는 심각한 불안증세와 우울증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앤서니 라이저로위츠(Anthony Leiserowitz) 교수는 "이러한 수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의 약 3분의 2가 지구온난화에 대해 적어도 "어느 정도 걱정된다"고 답했고 13%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무언가를 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해 기후비관론도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들은 "이같은 불안이 실제 행동양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로런스 박사는 "극한기후나 재난을 경험한 미국 젊은이 중 3분의 1은 기후위기로 인해 아이를 갖는 것을 두려워하는 반면 비슷한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이 중 5분의 1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후불안이 심한 사람들은 저축, 직업, 정치, 인간관계 등을 기후변화에 맞춰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심리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잔 클레이튼(Susan Clayton) 우스터대학교(College of Wooster) 심리학과 교수는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가능하면 뉴스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기후불안이 가지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들이 기후행동에 나서고 정부와 기업에 변화를 요구히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과 같은 단체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인류문명을 파괴할 것이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라이저로위츠 교수는 "기후불안에 대한 가장 좋은 처방은 기후행동"이라며 "정책입안자들은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런스 박사도 "많은 젊은이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기후위기 그 자체가 아니라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며 "다만 이와 별개로 기후불안으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이 있을 경우 필히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기후/환경

+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알림]'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어워즈' 6개사 선정...19일 시상식

기후변화에 맞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