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석유·가스 개발계획 분석했더니...20개국 CO2배출량 90%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3 16:40:41
  • -
  • +
  • 인쇄
▲보고서 표지


205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진행하는 석유와 가스전 개발로 내뿜게 되는 이산화탄소(CO2) 가운데 미국 등 주요 2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단체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2050년까지 전세계에서 계획중인 신규 유전과 가스전 개발계획을 분석해보니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이란, 중국 등 5개국이 석유·가스 신규 개발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전세계가 배출하는 양의 65%에 달했다.

특히 미국의 배출량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할만큼 압도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캐나다와 러시아, 이란, 중국, 브라질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11월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7위를 차지했다. 주요 20개국이 석유와 가스전 개발로 배출하게 될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체의 90%를 차지할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향후 30년동안 진행될 전세계 석유와 가스전 개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온도를 1.5℃ 이상 상승시키기에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이미 2021년에 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1.5℃ 상승 방지를 억제하려면 새로운 석유와 가스탐사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로맹 이우알렌(Romain Ioualalen)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 글로벌 정책이사는 "만약 구멍에 빠졌을 때 첫번째 단계는 구멍파는 것을 멈추는 것"이라며, 각국이 화석연료 확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몇몇 국가가 화석연료를 빠르게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는 요구를 무시하고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석유와 가스전 개발규모 상위 20개국이 2023년에서 2050년까지 내뿜게 될 이산화탄소(CO2)는 약 1730억톤에 이른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1100기를 가동했을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맞먹는다. 

▲주요 개발 20개국의 화석연료 개발 규모(출처=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

보고서는 "지구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려면 이미 생산중인 시추 시설도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각국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화석연료 이해관계가 인류를 목에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말 뉴욕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새로운 약속을 이끌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실행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경우에만 연례 유엔총회 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리시 수낙(Rishi Sunak) 영국 총리는 이를 사전에 입수하고 유엔총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올여름 수낙 총리는 영국의 석유 및 가스 사업을 최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 기후위기 캠페인 단체인 업리프트(Uplift)의 테사 칸(Tessa Khan) 이사는 "우리는 종종 영국이 기후리더라는 말을 듣지만, 이 연구는 영국이 되레 기후위기의 주범임을 확인시킨다"며 "살기좋은 세상을 원한다면 새로운 유전과 가스전을 계속 개발할 수 없지만 영국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화석연료 회사들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정부는 대변인을 통해 "이 보고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취한 큰 진전을 무시한다"며 "1990년부터 2021년까지 영국은 배출량을 48% 줄이면서 경제를 65% 성장시켜 다른 G7 국가보다 빠르게 탈탄소화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탄소중립에 도달한 2050년에는 영국이 사용하는 가스는  4분의 1 수준"이라며 "이들 국내 생산 가스가 수입산보다 평균 4배 더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