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모래가 사라진다...트럭 100만대 분량 매일 채취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6 14: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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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취량이 보충되는 모래 분량을 넘어서
해수면 상승 가속화시키고 생태계 위협
▲모래를 채굴하는 준설선의 모습

전세계 바다와 해안에서 하루에 트럭 100만대 분량의 모래가 채취되고 있어,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시킬뿐만 아니라 해안생태계에도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

5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개발한 해양모래 감시플랫폼으로 해양모래 준설을 감시한 결과, 2012년~2019년까지 준설업계가 연간 60억톤의 해양모래를 파헤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감시플랫폼은 선박의 자동식별장치(AIS) 데이터를 사용해 해양환경의 모래 준설을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UNEP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바다에서 채취되는 모래의 양은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모래의 양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매년 강에서 바다로 100억~160억톤의 모래가 유입되는데 이 유입량보다 채취량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우려가 되는 지역은 북해와 동남아시아, 미국 동부해안이다. 이 지역에서 채취되는 해양모래는 강에서 보충되는 속도를 이미 초과한 상태다.

UNEP의 분석관련 개발부서 그리드 제네바(GRID-Geneva) 프로그램 책임자인 파스칼 페두찌(Pascal Peduzzi)는 "해양모래 자원을 더 잘 관리해야 하고, 해안가에서 채취되는 모래의 양을 줄여야 한다"면서 "모래를 전략적 자원으로 간주하고, 준설에 대한 국제표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모래와 자갈은 전세계에서 채굴되는 모든 광물의 절반을 차지한다. 페두찌는 "우리 사회 전체가 모래 위에 세워져 있고, 건물 바닥, 창문의 유리, 도로의 아스팔트도 모래로 만들어져 있다"며 "심지어 친환경 전환을 위한 풍력발전소를 짓기 위해서도 콘크리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같은 수요 때문에 단기적으로 모래를 채취하는 양을 줄이기는 쉽지 않으므로 단계적인 감축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페두찌는 "육지의 채석장에서 모래를 채취하는 것은 어느 정도 복원할 수 있지만, 바다와 강에서 모래와 기타 물질을 채취하면 강이나 해안선의 모양이 바뀐다"고 말했다.

게다가 모래 채취는 주변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모래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해양생물의 먹이가 되는 미생물들이 사멸하기 때문이다. 페두찌는 "모래 채취는 바다를 살균하는 것과 같다"며 "채취 선박들은 바다 밑바닥에 있는 거대한 진공청소기"라며 "모래 속의 모든 미생물이 부서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래를 모두 제거하면 절대 회복할 수 없지만 단 50cm만 남기면 회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5일(현지시간) 국제준설회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Dredging Companies, IADC)는 책임있는 준설을 위한 모범사례에 대한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해양모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200척의 준설선을 보유한 중국은 기존 준설선보다 50% 더 강력한 선박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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