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보험상품 '빛좋은 개살구'..."자연재해 피해보상 어려워"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8 13:56:08
  • -
  • +
  • 인쇄
대부분 상품, 기상이변 충분히 보상하지 못해

주택보험 등 보험상품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호주 최대 소비자단체인 초이스(CHOICE)와 기후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 호주 금융상담소, 금융권리법률센터, 뉴사우스웨일스주 세입자연합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상품이 현재의 기상이변으로부터 사람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고객들은 필요한 보험에 가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주택 및 손해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응답자 5명 중 2명은 지난 5년동안 기상이변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면서 "하지만 조사결과 보험은 이같은 피해를 공정하게 보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게다가 상당수의 사람들은 더 비싼 보험료를 내거나 보장범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며, 심지어 보험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적지않다는 것이다.

앨런 커클랜드 초이스 대표는 "사람들이 기상이변의 영향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보험업계의 조치를 촉구한다"며 "주택 및 콘텐츠 보험은 더 간단하고, 더 공정하며, 더 저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보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맞서 집을 빠르게 현금화 할 수 있게 금융지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현행 보험의 문제점으로 몇 가지를 짚었다.

주택보험은 복잡하고 보험사별로 비교하기 어렵다. 의도치 않게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가입자의 87%는 보험료를 갱신할 때 보험료가 인상된 것을 경험했고, 재해가 빈번한 지역은 아예 보험에 가입할 수조차 없다. 특히 저소득층은 보험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된 가구가 많다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사람들은 자연재해 위험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자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위험수준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용가능한 정보도 단편적이며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이에 보고서는 "보험만으로 해결 불가능한 자연재해가 닥쳤을 때는 정부 차원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택 및 기타 보험 상품을 간단하고 저렴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지역 사회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주택보험 보조금을 시범운영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저소득층이 주택을 현금화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임대인이 임대 부동산을 기후 위험에 더 탄력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주택 임대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와 미래의 기후 위험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공개적으로 이용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필요성도 제기했다.

커클랜드 대표는 "자연재해 위험이 높은 지역사회의 경우 안전하게 이주해야 할 수도 있다"며 "기후위기가 악화될수록 더 많은 주택이 손상되거나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은 사람들이 삶을 회복하고 재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정부와 업계가 전면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험이 가장 필요할 때 보험의 혜택을 받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의 기후자문위원인 팀 넬슨(Tim Nelson) 박사는 "기상이변이 악화되고 있는 세계에서는 접근 가능하고 저렴한 보험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주택이 더이상 안전하지 않은 지역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지역사회가 최악의 기상이변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