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잡는 농약' 꿀벌과 사람도 잡네...美뉴욕주 '네오닉스' 사용금지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3 10:02:14
  • -
  • +
  • 인쇄
뉴욕주, 美 최초로 종자와 정원도 사용금지
꿀벌 군집붕괴 초래, 인간 신경세포도 손상

미국 뉴욕주가 일명 '꿀벌 킬러'로 불리는 신경독성 살충제 '네오 니코티노이드'(이하 네오닉스) 사용을 금지시켰다. 지난해 로드아일랜드와 뉴저지주도 '네오닉스'의 실외 사용을 금지했지만, 미국에서 옥수수 등 곡물 종자에도 네오닉스 사용을 금지시킨 것은 뉴욕주가 처음이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곡물 종자에도 사용이 금지됐다.

'네오닉스'는 곤충 신경계에만 손상을 줄 뿐 인간에게 무해하다고 여겨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농작물이나 산림 방제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농약이다.

문제는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 농약이 꿀벌과 조류까지 해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꿀벌이 이 농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기억력이 감퇴하고 방향감각을 잃어 벌통에 회귀하지 못하면서 '군집붕괴' 현상이 발생한다. 꿀벌의 군집붕괴로 네오닉스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는 여러 차례 나왔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런데 네오닉스가 꿀벌과 조류에게만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물과 토양을 오염시켜 식량생산량을 감소시키고 인간에게도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튀빙겐대학과 콘스탄츠대학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네오닉스의 특정 분해 산물이 인간 신경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최근 발표된 미국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주를 비롯해 미국의 많은 주에서 신생아의 95% 이상이 네오닉스에 노출돼 있다.

이같은 사실이 발표되면서 뉴욕주 의회는 '조류 및 꿀벌 보호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 법은 주지사가 승인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옥수수와 대두, 밀 종자에도 '네오닉스'를 사용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가정집 정원에도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유해침입종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허용된다.

이 법을 발의한 브래드 호일만 시갈(Brad Hoylman-Sigal) 뉴욕주 상원의원은 "이 법으로 뉴욕 환경에 유입되는 네오닉스의 80~90%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네오닉스가 사용되면서 뉴욕주에서는 매년 40% 이상의 꿀벌 군집이 사라졌다"면서 "꿀벌 보호법 통과는 수분 매개자, 경제, 농업 전반에 걸쳐 기념비적 승리"라고 말했다.

뉴욕주에서 네오닉스 사용금지법이 통과되자,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농업·보건단체들도 일제히 환영했다. 전미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수분 매개자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댄 라이첼(Dan Raichel)은 "환경, 수로, 인체를 오염시키는 유해한 네오닉스 살충제 문제를 다룬 법안"이라며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의 생존을 보호하려는 뉴욕주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평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