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되짚어보는 6월'...서울에 둘러볼만한 3대 '역사여행' 코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9 11: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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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난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 (사진=서울관광재단)


서울관광재단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의 상흔이 남은 서울 역사교훈여행(다크투어리즘) 코스를 소개했다.

역사교훈여행(다크투어리즘)이란 일반 여행과 다르게 재난이나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가 직접 체험함으로서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 보고 교훈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서울은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로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수도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서대문과 청계천, 그리고 용산 일대 등 서울에는 많은 역사의 상흔들이 남았다.


◇ 서대문 코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옥사 (사진=서울관광재단)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교훈여행 장소로, 일제강점기 시절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고초를 겪었던 아픈 역사가 남아있다. 

역사관 입구는 옛 감옥의 정문과 담장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붉은 벽돌로 이뤄진 형무소 내부로 들어가면 감옥에서 고초를 겪은 독립운동가의 수형 기록표 5000여장을 모아 놓은 전시실이 나온다. 수형 기록표에는 학생부터 노인까지 독립운동하며 순국한 수많은 열사를 만날 수 있다.

옥사에는 징벌방인 '먹방'도 볼 수 있다. 수형자에게 벌을 주기 위해 사용했던 먹방은 1평도 되지 않은 작은 공간에 빛을 차단해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든 독방이다. 방 안이 '먹처럼 깜깜하다'고 하여 먹방이라 불렸다. 부채꼴 모양으로 이어진 원형 감옥은 3.1운동으로 잡혀온 수감자가 늘어나면서 증축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는 열강들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되던 1897년, 홀로 설 수 있는 주권 국가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세운 독립문이 있다. 

독립협회는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영은문을 허물고 유럽 개선문 양식의 독립문을 세웠다.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를 재정립하자는 의미로 독립협회가 모금을 주도해 1897년에 문을 완공했다. 독립문의 독립은 열강들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홀로 설 수 있는 주권 국가'라는 의미를 담아 세웠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지상의 서소문 공원에서 경사로를 따라 지하에 있는 박물관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과거의 기억이 묻혀 있는 땅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서소문 역사공원 지하에는 '서소문 네거리'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의 역사성을 담고 있는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루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사진=서울관광재단)

박물관은 곳곳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공간을 구성했다. 어둠이 주는 무거움보다는 적절한 빛과 그림자를 통해 추모 공간의 중후한 분위기가 자연스레 묻어나도록 한 감각적인 공간 배치가 돋보인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부담스럽지 않게 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둘러본 후에는 서소문 역사공원을 가볍게 산책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망나니가 사형을 집행한 후 칼을 씻었다는 뚜께우물, 얇은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하는 노숙자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가장 낮은 곳부터 사랑을 실천했던 예수를 기리는 노숙자 예수,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처형당한 천주교 순교자를 기리는 헌양탑까지 다양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서소문 역사공원 옆에는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중림동 약현성당이 있다.

천주교는 조선 후기부터 박해받았으며 1886년이 돼서야 조불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서소문 성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정신을 본받기 위해 약현성당을 세웠다. 성당의 규모가 웅장하거나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검소하고 정갈하게 꾸며져 있어 편안한 분위기가 난다.

▲순교자를 기리기 위해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약현성당' (사진=서울관광재단)



◇ 청계천 코스

청계천은 오래전부터 서울 도심으로 흐르던 자연상태의 하천으로, 조선시대에는 청계천을 생활하천으로 규정하고 조선왕조 500년동안 하수도로 기능했다.

청계광장 근처에 있는 광통교에는 태종 이방원에 대한 이야기가 남아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왕위를 막내아들인 이방석에게 넘겨주려고 하자 다섯째 아들이었던 이방원은 왕자의 난을 일으켜 이방석을 죽이고 정권을 잡았다. 

이방원은 왕위에 올라 청계천을 보수하면서 광통교를 돌다리로 다시 지었다. 다리를 만들 때 사용했던 돌의 일부는 이방석의 어머니였던 계모 신덕왕후의 능을 파헤쳐서 가져왔다. 심지어 일부 돌은 거꾸로 꽂아놓았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의 청계천은 판자촌이 생기면서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나라의 가난한 온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슬럼가였다. 한때 정부는 하천을 구조물로 덮어버리고 그 위해 도로를 놓고, 판자촌은 헐어서 현대식 상가건물을 세웠다. 

▲청계천의 평화로운 풍경 (사진=서울관광재단)

이후 2000년대 들어서 청계고가를 허물고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유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청계천은 종로의 청계광장부터 시작해 청계역사길, 청계활력길, 청계휴식길로 이어지는 코스를 따라 성동구까지 이어진다.

광통교에서 청계천을 따라 종로3가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전태일 열사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전태일기념관이 나온다.

1960년대 노동자의 인권은 무시된 채 열악한 작업 환경과 밤샘 작업으로 많은 노동자가 질병에 시달렸다. 전태일은 이와 같은 노동현실 개선을 위해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참여했으며, 1970년 노동현실 개선을 외치며 분신해 2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전태일의 희생 이후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이 조명되면서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노동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전태일기념관에는 전태일의 어린시절, 전태일의 눈, 전태일의 실천, 전태일의 꿈이라는 주제로 전태일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상설 전시가 열린다.

청계천을 따라 성동구에 이르면 청계천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청계천박물관과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이 나온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은 60~70년대 청계천의 생활사를 전시하는 공간이었다가 2022년에 자연생태 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하얀 벽면에는 청계천에 서식하는 동물 100여종을 삽화로 그려넣었다. 건물 아래쪽으로 너른 창문 앞에 배치된 의자에 앉으면 발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청계천이 내려다보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천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물멍존'이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 바로 앞에는 청계천 박물관이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청계천의 역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가 구성돼있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은 큰 창을 내어 '물멍'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 용산 코스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 내 미군장교 숙소는 붉은벽돌로 세운 건물이 반듯하게 늘어서 있어 마치 미국 여행을 온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색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는 한국전쟁 이후 현재까지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용산기지가 2016년에 평택으로 이전되고 부지가 반환되면서 이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붉은벽돌로 이어지는 평화로운 주택단지와 건물 사이사이에 커다란 나무가 뿜어내는 싱그러운 초록빛이 부지를 가득 채우면서 서정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용산 전쟁기념관에서는 서울을 수복하고 중앙청에 태극기를 걸던 모습을 재현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용산 전쟁기념관은 한국전쟁, 임진왜란 등 우리 역사속 전쟁을 기념하고, 순국한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박물관이다. 

주요 전시실은 6.25 한국전쟁의 발발부터 휴전협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6.25 전쟁실이다.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으며 다양한 유물과 장비들을 전시장에 배치해 전쟁의 참상을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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