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의 일꾼 '나방'...꿀벌만큼 수분매개자로 중요하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5 17:33:28
  • -
  • +
  • 인쇄


꿀벌 못지않게 나방도 야간 수분매개자로 그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셰필드국립대학교 그랜덤 지속가능한 미래연구소(University of Sheffield, Grantham Institute for Sustainable Futures)의 연구에 따르면, 나방은 꽃피는 나무와 식물 그리고 작물에서 전체 수분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나방은 도시 식물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복잡한 수명주기와 더 특정한 수분 식물로 인해 꿀벌보다 회복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벌과 나방이 방문하는 식물 군집이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방은 이전에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은 꽃가루를 운반하고 더 많은 종류의 나무와 과일 작물을 방문한다.

연구진은 DNA 시퀀싱을 사용해 밤에 날아다니는 나방에 달라붙은 꽃가루를 파악한 결과, 나방은 꿀벌에 의해 수분되는 것뿐만 아니라 꿀벌에 의해 수분되지 않는 다양한 야생 식물종을 수분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수분은 곤충과 식물의 복잡한 네트워크에 의해 이뤄지며, 이러한 네트워크는 섬세하고 도시화에 민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화된 지역에서는 비토착 식물종이 과도하게 많거나 식물종의 다양성이 전반적으로 감소해 식물과 곤충 개체군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나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와 보존에 대해 이야기할 때 꿀벌에 비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 50년동안 나방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만큼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나방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훨씬 더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셰필드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스튜어트 캠벨(Stuart Campbell) 박사는 "대부분의 식물은 수분을 위해 곤충에 의존하지만 어떤 곤충이 수분을 하는지 아는 것은 실제로 대답하기 정말 어려운 질문"이라며 "2500종 이상의 나방은 밤에 꽃을 방문하는데  우리는 이들에 대해 아는 것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수석저자인 에밀리 엘리스(Emilie Ellis) 박사는 "우리 연구에 따르면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에서는 나방과 벌이 운반하는 꽃가루의 다양성이 감소해 도시 수분 매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꽃 자원이 줄어들 수 있다"며 "나방과 벌은 모두 생존을 위해 식물에 의존하고 있고, 식물 개체군도 수분을 위해 곤충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녹지공간을 보호하고 꿀벌만을 위한 보존을 넘어 다양한 야생동물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꿀벌과 나방 개체군의 회복력을 유지하고 마을과 도시를 더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장소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 연구가 공원이나 도시 원예를 위한 도시녹지공간 개발을 담당하는 계획가 및 정책 입안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태학전문지 생태학 보고(Ecology Letters)에 실렸으며, 추후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