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는 줄고 작은 새는 늘고...기후변화에 새들도 '불균형'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3 12:02:40
  • -
  • +
  • 인쇄

기후변화로 인해 철새들은 줄어들고, 작은 새들은 늘어나면서 생태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University of Haifa)과 폴란드 브로츠와프대학교(University of Wrocław)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104종 조류 201개체의 74만5962개 둥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57%의 종에서 새끼의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43%의 종에서는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연구논문을 통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새의 번식, 특히 새가 낳는 새끼의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특히 기후변화와 조류 개체수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15년동안 전세계 특정 종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 데이터에는 1970년~2019년까지의 번식기 데이터, 일일 기온, 알의 수, 한 쌍당 둥지 수, 각 개체군의 둥지 수 등이 포함돼 있다. 

연구결과, 대형 철새의 번식은 감소한 반면 거주지역에서 이동하지 않는 소형 조류의 번식은 되레 늘어났다.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최근 수십 년 동안 평균 알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종과 개체군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이동성이 강하고 몸집이 큰 종은 알 생산량이 감소한 반면, 몸집이 작고 한 지역에서 생활하는 종은 새끼를 더 많이 낳는 경향이 있었다"고 했다.

연구진은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면서 지구 기온이 크게 상승했다"며 "기온상승과 강수 패턴의 변화는 기후대의 변화를 가져왔고, 번식지, 월동지 및 이동 중에 동물이 경험하는 조건을 변화시켰다"고 그 원인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작은 조류 종은 더 따뜻한 날씨를 선호할 수 있으며 온도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며 "철새들은 영양분 보급, 해충 방제, 생물학적 균형 유지 등의 분야에서 필수적인 생태학적 역할을 수행하므로 철새의 번식 저하로 인한 피해는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자 중 1명인 루시나 할룹카(Lucyna Halupka) 브로츠와프대학교 생물학부 교수는 "기후변화는 종의 생태적 및 생활사적 특성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자손 생산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둥지 실패의 원인을 파악해 조류 개체군에서 새끼 생산 감소의 근본적인 요인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란 하이츠연구소(Golan Heights Institute)의 모티 차터(Motti Charter) 생태학 박사는 "둥지를 떠나지 못하는 어린 새의 수가 감소하는 추세가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이동하는 대형 조류 종의 생존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이러한 새들은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구온난화는 이처럼 기후변화에 민감한 종을 멸종으로 몰아넣어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변화가 조류 자손 생산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메타 분석' 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기후/환경

+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中 '기후리더' 노리나?...'석탄 1.5억톤과 탄소 4억톤 감축' 깜짝 발표

중국이 향후 5년간 석탄 사용을 1억5000만톤 줄이고 이산화탄소 4억톤을 감축하겠다는 탄소절감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중국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호주 야당 '2050 넷제로' 지지 철회…총선 앞두고 입장 뒤집기?

호주 보수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던 '2050 넷제로(Net-zero)' 목표를 공식 철회했다. 이는 호주 정부가 수립한 '2050 넷제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철새들 월동지 '주남저수지' 11월 생태관광지로 선정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1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창원 주남저수지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한국의 습지는 시베리아․몽골고원 등의 대륙과 일본·

삼성물산, 카타르 탄소압축·이송설비 공사수주..."최소 1.9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카타르의 초대형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너지LNG(QatarEnergy LNG)가 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