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어 외면받던 '리베리카' 커피시장 구원투수로?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2 14:08:45
  • -
  • +
  • 인쇄
야생 리베리카의 맛과 향 개량한 품종
기후변화에 강하고 수익성도 보장돼

기후변화로 아라비카 등 품종 커피의 재배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우간다에서 기후위기에 잘 견디는 '리베리카 엑셀라(Liberica excelsa)' 개량 커피 품종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 품종이 기후위기에 강할 뿐만 아니라 지역 농가의 소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리베리카 커피는 원래 열대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던 종으로, 고온 등 극한 기후에 강하다. 이 품종은 19세기에 발견됐지만 열매가 더 늦게 열리고 더 맛이 좋은 품종이 개발되면서 시장에서 퇴출됐다.

그러나 사람들이 즐겨 마시던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품종 커피가 기후변화로 인해 원두 재배량이 급격하게 감소하자, 이를 대체하는 품종 개발이 시급했다. 이에 우간다 국립농업연구원(NARO) 커피연구소는 기존 야생 리베리카의 맛과 향을 개량해 새로운 리베리카 엑셀라 원두를 개발했다.

우간다 국립농업연구원(NARO) 커피연구소 소속 캐서린 키우카(Catherine Kiwuka) 연구원은 "리베리카 엑셀라 원두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대체할 수 있고 병충해도 강해 지역 농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RO와 함께 리베리카 개량 연구를 진행중인 영국 큐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Kew)의 커피과학자 애런 데이비스(Aaron Davis) 박사는 "사실 개량전 리베리카 품종은 맛이 없었지만 이번 리베리카 엑셀라 품종을 맛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향후에는 리베리카 등 다양한 야생 품종이 세계 커피 공급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되기도 했다. 키우카 연구원은 "이는 야생의 종을 보호해 종 다양성 보존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야생 커피 품종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리베리카를 시험재배한 현지 농부들은 이 품종에 대해 호평 일색이다. 우간다에서 커피 농사를 짓는 골루바 존(Golooba John)씨는 "더위가 아무리 심해도 상관없다"며 "예전 로부스타를 키울 때는 병충해와 병에 시달렸는데 리베리카는 해충와 전염병에도 강하다"고 말했다. 현재 존 씨는 1000개가 넘는 로부스타 나무를 모두 리베리카 나무로 교체했다. 그는 "나도 리베리카를 즐겨 마시는데 향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또다른 농부 데오그라티우스 오청(Deogratius Ocheng)씨는 "지난 가뭄이 심했을 때 2에이커의 로부스타 나무는 다 고사했지만 남은 2에이커에 심어둔 리베리카 나무는 살았다"며 "만약 로부스타애만 의존했으면 지금쯤 빈털터리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키우카 연구원은 "향후 목표는 리베리카 엑셀라 품종을 더욱 개량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며 "현재 리베리카 원두는 로부스타 원두와 섞어팔고 있다"며 "개량과 고급화 전략에 박차를 가해 리베리카 원두가 단독으로 판매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