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서 새 해충 5종 발견...봄철 '이상고온탓'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3 16: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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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대비 3.9℃ 상승...열흘 앞당겨진 발아
먹이환경 바뀌고 산란 유리해져 '돌발피해' 발생
▲새롭게 확인된 해충 '산둥날개매미충' 감귤 피해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주산 감귤에서 새로운 해충 5종이 발견된 가운데 원인으로 '봄 기온 상승'이 지목되고 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추진한 감귤 해충 발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농업기술원이 지난 2020~2022년 3년간 감귤 해충 종류, 발생 시기, 피해 등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조사에 따르면 감귤에 발생하는 해충은 총 60종으로 확인됐다.

전체 60종 중 새로운 해충으로 두줄민달팽이, 식나무가루이, 산둥날개매미충(임시명칭), 귤큰별노린재, 시골가시허리노린재 5종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농업기술원은 '산둥날개매미충'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둥날개매미충은 감귤의 여름순과 가을순에 구멍을 뚫고 산란한다. 피해를 입은 가지는 다음해에 과실이 달리면 가지가 부러지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피해도 '보통' 이상의 주요 해충은 귤응애, 조팝나무진딧물, 목화진딧물, 볼록총채벌레, 귤굴나방 5종이었으며, 귤응애 피해는 2010년대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확인된 감귤 해충. 왼쪽 위부터 두줄민달팽이, 식나무가루이, 시골가시허리노린재, 산둥날개매미충, 귤큰별노린재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원은 이같은 해충 발생의 양상이 변화하게 된 원인으로 '봄 기온 상승'을 지목했다. 최근 5년간 제주지역의 연평균기온은 2000년대와 비슷했으나, 2~4월 평균기온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귀포시 지역의 연평균기온은 1980년대 16.0℃, 2000년대 17.2℃, 최근 5년 17.0℃로 1980년대에 비해 1℃ 증가했으나, 2000년대와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감귤 발아기에 영향이 큰 2월 하순 기온은 1980년대와 비교해 2000년대는 3.1℃, 최근 5년간은 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귤 발아기도 1990년대 4월 11~13일에서 2020~2022년에는 3월 29~30일로 10일가량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 비해 진딧물류, 귤굴나방, 볼록총채벌레 등의 해충 발생 시기도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는데, 2~4월 기온 상승으로 곤충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온도에 도달하는 날이 빨라져 해충의 발생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훈 농업연구사는 "먹이환경이 달라지거나 특정한 이상기후 등으로 발달에 굉장히 유리한 온도조건이 갖춰졌을 때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곤충들이 원래 가해하지 않았던 주변 식물을 가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에는 봄 기온 상승으로 특정 환경조건에서 돌발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사는 다만 조사시기의 차이로 봐야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를 하다보면 198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등 조사주기가 길고, 그때마다 조사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과거에는 해충으로 조사됐다가 빠지거나, 해충이 아닌 것으로 보이다 나중에 피해가 관찰되면서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며 "어찌됐건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뿐 아니라 이상 기상도 빈번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언론 등을 통해 방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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