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축산기업 내뿜는 메탄…유럽 전체와 맞먹는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7 07:00:03
  • -
  • +
  • 인쇄
배출량 1280만톤…거대 석유기업 능가
"배출신고 의무화·농장당 동물수 줄여야"

세계 최대 축산기업 15곳이 내뿜는 메탄 배출량이 약 1280만톤으로, 유럽연합(EU) 전체 배출량의 80%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농업무역정책연구소(IATP)와 NGO 체인징마켓재단(Changing Markets Foundation)은 육류기업 5곳과 유제품기업 10곳에서 배출하는 메탄량이 전세계 축산업 부문 메탄 배출량의 11.1%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 15개 기업이 배출하는 메탄의 총량은 EU 배출량의 80%에 달하며, 러시아와 캐나다, 호주 등 단일국가의 총 배출량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업은 메탄가스 배출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특히 메탄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84배나 높다. 전세계 수십곳의 공기 샘플을 측정하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자료에 따르면 2020~2021년 대기중 메탄 농도는 80만년만의 최고치인 1900ppb를 기록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증가폭도 16ppb로 관측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다만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중 잔존기간은 10년으로 낮은 편이지만 최근들어 이 잔존기간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보고서는 세계 최대 육류·유제품기업 15곳이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엑손모빌, BP, 쉘같은 거대 석유기업들이 내뿜는 배출량을 능가한다고 밝혔다. 15개 기업을 국가로 치면, 온실가스 배출국가 세계 10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5대 육류기업은 JBS와 대니시크라운(Danish Crown), 말프리그(Marfrig), 타이슨(Tyson)이다. 또 10대 유제품 기업은 데일리파머스오브아메리카(DFA:Dairy Farmers of America), 락탈리스(Lactalis), 폰테라(Fonterra), 이리(Yili), 사푸토(Saputo), 알라(Arla), 네슬레(Nestle), 프라이스랜드캄피나(FrieslandCampina), 만주국제(WH Group), 다논(Danone), DMK다.

지난해 매출규모가 653억유로에 달한 세계 최대의 육류 생산기업 JBS의 지난해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2억8790만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다른 모든 기업의 배출량을 능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더구나 한 기업의 배출량이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뉴질랜드의 배출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높다. 하지만 실제 배출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소고기 생산유통기업인 말프리그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260만톤으로 추정된다. 거대 육류기업 타이슨의 배출량은 러시아와 비슷하고, 미국 낙농업조합 데일리파머스오브아메리카(DFA) 배출량은 영국의 가축 배출량과 맞먹는다. 가장 작은 유제품 생산기업인 독일의 DMK도 오스트리아 메탄 배출량과 비슷하다.

아이러니하게도 JBS는 204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를 선언했고, 말프리그 역시 넷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실제로 도축한 동물의 수는 함구하고 있다. 도축한 동물의 수가 이 기업들의 공급망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 기업들이 공개한 배출량은 실제 확인할 길이 없다.

이번 보고서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정치인·기업인들이 농업에 관해 의미있는 해결책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한 가운데 발표된 것이다. 이 연구는 육류·유제품 생산 및 지역 가축관행에 대한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했으며, 연구진은 기업들의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신고제를 의무화하고, 농장당 동물의 수를 줄여 공장식 축산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야만 메탄 배출을 억제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배출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