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친화적인 전력 계통 만들자"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5 16:23:56
  • -
  • +
  • 인쇄
COP27 토론회…공급 맞춰 수요 조절
"유연성 강화하면 저렴한 가격도 가능"

전력부문 탈탄소화를 위해선 전력 계통을 유연하게 만들고 전력시장 구조를 개선해 재생 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이집트에서 개최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현장에서 기후솔루션, 카본트래커(Carbon Tracker), 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GWEC), 펨비나 인스티튜트 등 세계 4개 비정부단체들은 공동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제로 한 공식 사이드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력회사, 기업, 에너지연구기관, 시민사회단체 등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각국의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현실적인 정책 제안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전력시장 개선책에 대한 발표와 논의를 나누었다. 캐서린 스튜어트 캐나다 기후변화대사는 환영사에서 "재생 에너지와 전력망의 현대화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공적 금융이 민간 금융과 함께 나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일본 재생에너지연구소(REI)의 미카 오바야시 국장은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핵심은 전력 계통"이라며 "계통의 유연성(flexibility)을 강화한다면 재생에너지를 신뢰성 있고 안전하게(reliable and safe) 전력망에 공급하고 확대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바타글리니(Antonella Battaglini) RGI(Renewable Grid Initiative) 대표는 "재생에너지로 100% 전력 공급을 몇 주간 달성한 나라도 이미 나온 바 있다"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런 재생에너지 '친화'적인 전력 계통을 만들기 위해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전력망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전력을 공급해 왔는데, 공급에 맞춰 수요를 조절하는 '스마트'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 내셔널 그리드(National Grid, 한국의 전력거래소 역할)의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 수석 엔지니어는 "수요가 재생에너지 원천으로부터 생산되는 청정한 전기가 있을 때 수요가 따라갈 수 있도록 유연성과 전력시장 개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연한 계통망은 결국 재생에너지를 저렴하게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결과적으로 탄소 중립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화석연료의 가격 경쟁력은 이미 크게 떨어졌다. 토론에 나선 메타(옛 페이스북)의 이오건 그리핀(Eoghan Griffin) 지속가능성 팀장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메타의 변함없는 전략"이라며 "세계의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시장에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의 사례를 소개한 기후솔루션의 김주진 대표는 "전력시스템이 전통적으로 화력발전에 의존적인 국영 전력기업과 같은 곳에 의해 독점으로 운영된다면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달성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선 공정거래법 등에 밝은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KB국민은행, 중소·중견 대상 '우리기업 탄소기업 첫걸음' 이벤트

KB국민은행이 온라인 플랫폼 'KB 탄소관리시스템' 신규 등록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 탄소관리 첫걸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0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기후/환경

+

"담배필터 금지해야"...유해물질 못거르고 미세플라스틱만 흡입

담배 필터가 정작 유해물질을 거르는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세플라스틱만 인체로 흡입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최근 영국 중독연구협회 학술지

"종량제 이것 넣으면 과태료 100만원"...분리배출 '가짜뉴스' 판친다

'10월부터 종량제봉투 단속이 강화된다', '10월부터는 라면봉지 씻지 않고 버리면 10만원 과태료' 등 생활폐기물 분리배출과 관련해 유튜브에 가짜정보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국제해운 '탄소세' 연기에…기후솔루션 "2050 탄소중립 시계 멈췄다"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첫 탄소세 시장 도입이 최종 문턱에서 불발되자, 기후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녹색이 사라지는 바다...기후변화로 식물성 플랑크톤 감소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바다에서 녹색이 사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2001~2023년 중·저위도 해

트럼프 어깃장에...수년간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물거품되나?

당초 202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이른바 '해운 탄소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반대에 부딪혀 1년 이상 연기됐다.유엔 산하 국제해사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