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역주행 한국…기후 목표·이행 수준 '최하위'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4 19:00:02
  • -
  • +
  • 인쇄
기후변화대응지수 2년 연속 60위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축소 영향
▲18번째 기후변화대응지수(사진=저먼워치)

한국의 국가적 기후 목표와 이행 수준이 국제사회 최하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4일 국제 평가기관 저먼워치와 기후 연구단체인 뉴클라이밋 연구소가 발표하는 18번째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이하 CCPI)에서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하위권인 60위를 기록하며 '매우 저조함'이라고 평가받았다. 

CCPI는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 기후 정책, 4가지 부문으로 나눠 각각 점수를 책정해 평가하고 모든 점수를 합산해 국가별 종합 점수를 낸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90%를 차지하는 60개국과 유럽연합이 대상이다.

이번 CCPI에는 지난해 말 한국이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담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국제메탄서약 가입이 모두 반영됐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 부문에서 '매우 저조함' 평가를, 기후 정책 부문에서 '저조함' 평가를 받았다. 여전히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여전히 매우 불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핵심인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축소하여 기후위기 대응을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올해 8월 말 공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30.2%에서 21.6%로 축소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딘 이유로 복잡한 인허가 규제와 공정하지 않은 계통 접근 권한을 꼽았다. 아울러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 소유의 화력발전기를 우대하는 전력시장 구조와 화력발전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CCPI 60위를 기록한 한국(사진=기후솔루션)

실제로 정부는 올해 한전의 재무상황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하반기 유연탄과 LNG 개별소비세를 완화한 바 있다. 

지난해 정부는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전문가들은 계획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강릉과 삼척에서는 여전히 신규 석탄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 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해야 한다.
 
한국이 투자하고 있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을 비롯한 해외 가스전 사업에 대한 비판도 있다. 기후 정책에 따라 화석연료 의존도를 빠르게 줄여야 할 것을 감안한다면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스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줄이고 해외 가스전 사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국가가 없어서 종합 1~3위는 빈자리로 남겨졌다. 덴마크가 4위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고 스웨덴, 칠레, 모로코가 그 뒤를 이었다.

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 회원국 현황도 주목받고 있다. 인도(8위), 영국(11위), 독일(16위) 3개국만 '매우 높음'을 받으며 기후 대응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23위), 인도네시아(26위), 프랑스(28위) 등 과반이 넘는 12개국이 '중간' 평가를 받았다.

기후솔루션 조규리 연구원은 "한국이 작년 잇따른 기후목표를 선언했음에도 일부 이에 반하는 정책기조로 인해 올해도 한국이 CCPI 최하위권에 머무르게 되었다"며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현 독점 전력시장 구조와 복잡한 인허가 규제를 개선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상향하는 등 즉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CPI 공동 저자인 저먼워치 선임고문 얀 버크는 "오늘날 화석연료 체계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기후 문제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로 우리가 에너지 전환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각 국가들은 에너지 위기라는 외부적 충격을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빠르게 낮출 수 있도록 에너지 효율을 증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CPI에서 한국보다 더 나쁜 평가를 받은 나라는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뿐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