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훼손 눈감은 지자체…불법행위 5년새 2배 급증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4 13:48:57
  • -
  • +
  • 인쇄
이행강제금 부과액·원상복구는 감소
용혜인 의원 "지자체 일제 감사 필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표지(사진=연합뉴스)

전국 지자체의 그린벨트 관리가 낙제 수준인 것이 수치로 드러났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개발제한구역(이하 그린벨트)이 지정된 전국 14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개발제한구역 불법 관리 현황'에 따르면 그린벨트 구역 안의 불법행위 적발 건수는 지난 2017년부터 5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데 비해 이행강제금 부과 건수와 부과 이후 원상복구 건수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행강제금이란 그린벨트 내 불법행위를 적발한 경우 해당 행위자가 공사의 중지 등 시정명령을 받은 후 기간 내에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전국 14개 광역 지자체의 그린베트 불법행위 관리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474건에 그치던 불법행위 적발 건수는 2021년 6460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행강제금 부과 건수는 2417건에서 2528건으로 비슷했고 이행강제금 부과액은 395억원에서 241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행강제금 부과 이후 원상복구 건수도 441건에서 439건으로 줄었다. 이행강제금 부과 건수 대비 원상복구 건수 비율은 해당 기간에 평균 22.22%로 5분의 1 수준을 맴돌았다. 이행강제금 부과에도 원상복구가 없을 경우의 최후 강제 수단인 행정대집행은 2017년 24건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4건에 불과했다. 더욱이 2017년 행정대집행 24건 중 16건이 경기도가 수행한 것이고 2021년 4건 중 3건은 경기도, 1건은 서울시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머지 지역에서는 단 한 건의 행정대집행도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용혜인 의원은 이를 전제로 "적발 건수가 2배 가까이 느는 동안 이행강제금 부과 건수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관리 감독을 맡은 지자체가 그린벨트 불법행위를 적당히 눈감아주는 상황임을 짐작케 한다"며 "오랫동안 지적되어온 상황이라 감사원의 일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발제한구역법에 행정대집행 근거를 마련하는 것만으로 불법행위 예방효과가 크다"면서 법령 개정 필요성을 전했다.

경기도 지역정책과 이창병 개발제한구역정비팀장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2019년부터 불법행위 단속 수단과 빈도가 증가해 적발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건축 및 개발 현장이 초기에 적발되어 원상복구가 쉽기 때문에 이행강제금 부과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용혜인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도지사를 상대로 개발제한구역 관리감독 실태 개선을 주문할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