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미터 두께의 남극 빙붕 녹는 원인은 '소용돌이'...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 규명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7 10:41:42
  • -
  • +
  • 인쇄
직경 10km 소용돌이가 표면의 따뜻한 바닷물을
200~900m 빙붕 아래로 전달시켜 빙붕 녹게 해
▲난센 빙붕 탐사에 투입된 무인 수중 글라이더 (사진=해양수산부)


국내 연구진이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다가 남극의 빙붕을 어떻게 녹일 수 있는지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2019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바다 표면의 따뜻한 물이 어떻게 수백 미터 두께의 빙붕 아래로 흘러들어가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그간 따뜻한 표층의 바닷물이 빙붕 하부로 전달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있었지만, 이 과정이 관측되거나 규명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빙붕은 남극대륙 위에 놓인 빙하(glaicer)의 끝에 떠있는 200~9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빙붕이 녹으면 빙하도 바다로 빠지면서 그 규모만큼 해수면을 끌어올린다. 남극의 빙하가 전부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은 약 58m 상승한다. 이는 인천이나 부산과 같은 해안도시뿐만 아니라 서울까지 잠길 수 있는 높이다.

연구팀은 2019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난센 빙붕에 접근했고, 무인 수중글라이더를 활용해 수온과 염도, 산소포화도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토대로 바닷물의 방향과 속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직경 10km의 소용돌이가 따뜻한 바닷물 표면의 열을 빙붕 하부로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얀수산부는 "이번 연구는 앞으로 소용돌이의 존재를 파악함으로써 빙하가 녹는 속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빙하 하부가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남극에서도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인 서남극 스웨이트(Thwaites) 빙하에서도 이런 소용돌이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3년말부터 현장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앞으로 연구범위를 남극 전역으로 확대해 전 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 등 관련 연구도 지원하겠다"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Environment) 6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와 더불어 경북대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그리고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 등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한편 연구팀은 2023년말부터 서남극 스웨이트(Thwaites) 빙하에서도 이러한 소용돌이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현장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