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저장소에 비친 멸종위기종..."이대로 가면 '6차 대멸종' 온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8 22:08:46
  • -
  • +
  • 인쇄
그린피스, 문화비축기지 외벽에 '프로젝션 맵핑'
COP26 맞춰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종 멸종 경고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비축기지 외벽에 투사된 '사라지는 것들의 초상' 프로젝션 맵핑 퍼포먼스. 오랑우탄은 산불, 독수리는 허리케인, 호랑이는 해수면 상승, 코끼리는 가뭄에 의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8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비축기지 외벽에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위기종의 모습이 담긴 초대형 '프로젝션 맵핑'(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아트 기술)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날 그린피스가 준비한 영사기는 높이 13.85m, 폭 40m의 거대한 프로젝션 화면에 '사라지는 것들의 초상'을 주제로 이상기후 속 사라지는 동물들의 모습을 비췄다. 영상은 오랑우탄은 산불, 독수리는 허리케인, 호랑이는 해수면 상승, 코끼리는 가뭄에 의해 위험에 처했음을 표현했다. 마지막에는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보는 거대한 사람의 눈이 나타나며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해당 프로젝션 맵핑 퍼포먼스는 현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맞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에 적극적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번 퍼포먼스가 펼쳐진 문화비축기지는 70년대 석유파동 당시 서울시민이 한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인 6907만리터의 석유를 보관하는 저장소로 조성된 바 있다. 이후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시민을 위한 문화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그린피스는 과거 석유를 저장했던 장소에 화석연료 사용으로 촉발된 기후변화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프로젝션 맵핑의 연출은 보아, 윤하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 연출과 올림픽 성화대 미디어 파사드 작업으로 알려진 아티스트 '이석'이 맡았다. 효과음은 다이나믹 듀오, 르꼬 등 힙합 그룹과 배우 유아인의 창작집단 스튜디오 '콘크리트'와의 작업으로 알려진 'IS DIFFERENT APR(아프로)'가 맡았다.

같은날 그린피스는 이번 퍼포먼스와 함께 생명다양성재단과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연구조사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생물종을 계절 및 서식지별로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린피스는 기후변화로 영향받는 국내 생물종을 구체적으로 연구한 보고서가 없었던만큼, 이번 보고서가 기후변화의 국내 생태계 피해를 알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구를 품은 거대한 사람의 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난 8월 발표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기존 예측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1년 현재 지구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 대비 1.09°C 상승했으며,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된다면 빠르면 올해, 늦어도 2040년 기온 상승이 1.5°C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C 이상 오를 경우 산업화 이전 50년에 한 번 찾아오던 극한 폭염의 발생 빈도가 8.6배 증가하고, 10년 주기로 찾아오던 집중호우나 극한 가뭄 등 기상이변도 각각 1.5배, 2배 잦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수십년 내 지구상 생물 800만종 가운데 100만종이 멸종하고, 세기말까지 지구상 생물종의 50%가 사라지는 '6차 대멸종'이 온다는 경고도 나온다.

그린피스 이창표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발 빠르게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하지만 우리 정부는 산업계의 눈치를 보면서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이번 COP26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안'도 총배출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실상 30% 감축에 지나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진행형인 기후위기를 수수방관한다면 멸종위기종과 더불어 우리 인류 문명이 속한 생태계 전반이 파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집=조인준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COP30 앞두고 ‘아마존강 시위’… 원주민들 "우리가 기후증거이자 경고"

브라질 아마존의 관문 도시 벨렘이 오는 10일(현지시간) COP30 개막을 앞두고, 원주민과 시민들이 기후정의를 외치며 강 위 시위에 나섰다.5일(현지시간)

'최소발전용량' 낮췄더니 비용절감에 탄소감축 '일석이조' 효과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보장해주는 '최소발전용량'(MG)을 줄일 경우 비용절감과 탄소감축까지 일석이조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후솔루션이

정부 '2035 NDC' 2개안으로 압축...6일 마지막 공청회 개최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감축안으로 4개에서 2개안으로 좁히고 6일 마지막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정부가 이날 공청회에

[뷰펠]"숲도 지키고 농민도 살려야죠"...농촌 바꾸는 인니 기업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