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기후불평등 심해진다...신생아들 '폭염 경험' 조부모 세대보다 7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7 11:59:01
  • -
  • +
  • 인쇄
현 세대가 미래세대에 기후위기 책임전가 탓
기후정책 보완해 지구 1.5°C 이내로 유지해야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현재 신생아들이 어른이 됐을 때 조부모들이 일평생 겪은 폭염 횟수의 7배를 경험할 것이라는 분석이 공개되면서 세대간 '기후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교 주도 국제연구팀은 2020년 태어난 아이들은 앞으로 일생동안 평균 30번의 폭염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1960년에 태어난 이들이 겪는 폭염 횟수보다 7배 많다. 가뭄 횟수도 신생아들이 조부모 세대보다 2.6배 더 겪게 되고, 하천 범람은 2.8배, 흉작의 경우는 3배, 산불의 경우는 2배 더 겪게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령층에 따라 겪게 되는 기상이변 횟수를 분석한 것으로,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세대간 기후불평등을 처음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그랜섬 기후변화연구소의 조리 로겔(joeri rogelj) 박사는 "전례없는 기상이변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그 고통을 아이들이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오늘날 어른들의 무대응에 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의 현행 기후관련 정책들이 보완없이 유지된다면 지구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3°C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후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측이다. 만약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맺은 협의대로 각국이 정책을 보완한다면 지구의 기온상승을 1.5°C 이내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2020년 출생 신생아들이 겪을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횟수는 절반 가량 줄어들게 된다.

세대간 기후불평등은 지역에 따른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2016년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난 5300만여명은 이전 세대에 비해 극심한 기상이변에 노출되는 횟수가 4배,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1억7200만여명은 6배 높다.

이미 위기를 직감한 전세계 청년들은 행동에 나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글로벌 기후파업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을 통해 자진 휴교, 행진을 비롯해 국가가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보장하는 기본적인 인권을 저버렸다며 자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공동저자인 영국 노팅엄대학교 기후위기학과 사이먼 고슬링 교수는 "우리 연구는 현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지고 있는 책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11월에 열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온실가스 저감량에 대해 더 야심찬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은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