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왜구'는 진짜 사라졌을까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5-29 07:00:04
  • -
  • +
  • 인쇄
[독립운동가 이야기] 1910년 정의된
'토착왜구' 지금도 通하는 건 기시감?
일제강점기. 지식인 사이에서 독립운동과 친일로 갈라서게 되는 데에는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진화론에 입각하면 힘센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식민지화하는 것은 당연했다. 억울하면 힘을 기르던가, 아니면 순순히 식민지배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식민지가 되는 까닭은 국민이 무식하고 게으르고 나라가 약하기 때문이다"라고 한 윤치호. "조선인은 열등하니 계몽을 통해 민족성 개조가 필요하다"며 민족개조론을 주창한 춘원 이광수가 그들이다.

반면, 표트르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에 입각한 실천가들은 아나키스트가 되어 치열하게 항일 독립투쟁을 했다. 신채호, 박열, 이회영, 김원봉 등이 그들이다.

누군가는 '해방된지 수십년인데 언제까지 친일을 이야기할 것인가'라고 한다. 또다른 누군가는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의 반성없는 역사왜곡은 정상인가. 일본의 역사왜곡을 찬양하고, 식민지배를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앞당긴 일이었다고 말하는 일부 지식인들. 이들을 성토하면 과거에 매몰된 어리석은 사람인가. 이들이 '토착왜구'와 무엇이 다를까.

1910년 대한매일신보는 '얼굴은 조선사람이지만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같은 자'를 '토착왜구'라고 정의했다.

△뜬구름같은 영화를 얻고자 일본과 이런저런 조약을 체결하고 그 틈에서 몰래 사익을 얻는자. 일본의 앞잡이 노릇하는 고위관료층.
△암암리에 흉계를 숨기고 터무니없는 말로 일본을 위해 선동하는 자. 일본의 침략행위와 내정간섭을 지지한 정치인, 언론인.
△일본군에 의지하여 각 지방에 출몰하며 남의 재산을 빼앗고 부녀자를 겁탈하는자. 친일단체 일진회 회원들.
△저들의 왜구 짓에 대해 원망하는 기색을 드러내면 온갖 거짓말을 날조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독을 퍼뜨리는 자. 토왜들을 지지하고 애국자들을 모함하는 가짜 소식을 퍼뜨리는 시정잡배.

▲1910년 발행된 대한매일신보


이렇듯 친일 잔재청산은 단순한 반일투쟁에 그치지 않고 사회진화론이라는 가면을 쓴 친일 담론과의 끝이 보이지 않는 치열한 논쟁이다. 윤봉길 의사의 의거 후, 하와이에서 이승만은 임시정부의 김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리석은 짓들 좀 작작해라. 강대국을 자극해봐야 독립운동에 하등 도움이 안된다." 그러나 윤봉길 의사의 의거 후, 장제스는 중국의 30만 대군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한국인 한 사람이 해냈다면서 임시정부를 전폭 지원했고 이에 따라
▲윤봉길 의사
1940년 9월 한국광복군이 창설됐다.

다음은 윤봉길 의사가 한 말이다.

"나도 안다. 현재 조선은 실력이 없기에 당장 독립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강대국들이 약해지면 조선과 주변국은 독립할 것이다. 즉, 독립은 어차피 올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나는 독립의거로서 그 시기를 앞당기려고 하는 것이다. 몇 명의 장교를 죽였다고 크게 달라질 거라 생각지 않는다. 다만 이로써 조선인들이 각성하고, 다시 세계가 조선을 알게 된다면, 그것으로 내 목적은 달성한 것이다. 지금 세계지도에 조선은 일본으로 칠해져 있다. 하지만, 이제 세계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다시 알게 되었을 것이다."




글/ 민인홍

  법무법인 세종 송무지원실 과장  
  대종교 총본사 청년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종로구협의회)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국가온실가스 60% 차지하는데...기업 배출량 5년새 고작 14.7% 감축

최근 5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기

기후/환경

+

도심 '싱크홀' 지하수유출이 원인인데...정부 관리체계 '구멍'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지반침하)의 원인이 지하수 유출이 지목되고 있음에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통계항목조차 없는 것으로

전세계 합의가 '무색'...3년새 사라진 산림면적 2배 늘어나

지난해 전세계에서 사라진 숲의 면적이 8만1000㎢에 달했다. 3년전 전세계 100개국 정상이 합의한 이후 2배 늘었다.14일 발간된 '2025 산림선언평가(Forest Dec

흩어져 있던 정부 기후정보 '통합플랫폼'으로 구축된다

이달 23일부터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기후위기 정보가 '통합플랫폼'으로 일원화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재난에 美보험시장 '흔들'...캘리포니아주, 민간 떠나자 공영보험 도입

산불과 홍수 등 기후재난이 빈발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정부가 기후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공영보험을 내놨다. 무너진 민간보험 시장을 정부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