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연기 폐 손상뿐 아니라 뇌졸중 위험까지 높인다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8 13:56:31
  • -
  • +
  • 인쇄
(출처=언스플래시)

산불 연기가 폐 조직만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뇌졸중 위험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에모리대학교 롤린스 공중보건대 연구진은 2007~2018년 미국 전역의 65세 이상 고령층 약 2500만명의 의료기록 분석을 통해 산불연기의 초미세먼지(PM2.5)가 뇌졸중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산불 연기로 인해 초미세먼지 PM2.5 농도가 1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1%씩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를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산불 연기 노출이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약 1만7000건의 뇌졸중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뇌졸중이 교통·산업 오염보다 산불 연기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연기는 뇌졸중 위험만 높이는 것이 아니다. 앞서 미국 과학전문매체 EOS는 산불 연기에 곰팡이 포자가 섞여 대기 중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폐 조직 손상과 염증 반응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소개했다. 실험 결과, 산불 연기에 노출된 쥐에서 면역 반응에 따른 폐 손상과 염증 반응이 확인됐고, 일부 곰팡이 포자는 고온의 연기 속에서도 생존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산불 연기의 위험이 미세먼지와 유해가스 중심으로만 평가됐는데, 최근 연구에서 심뇌혈관계와 호흡기 질환을 동시에 악화시킬 수 있는 복합적인 건강위험 요인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노약자와 만성 폐질환자, 천식 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의 경우 산불 연기 노출시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가로 연구진은 산불 연기 노출이 특정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산불 연기는 강한 기류를 타고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까지 이동할 수 있어, 산불 발생지와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도 대기질 악화와 건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중서부와 동부 지역의 대기질을 악화시킨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산불 대응을 재난관리 차원을 넘어 공중보건 정책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산불 발생시 대기질 경보체계를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호 지침과 의료대응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산불 연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상시적 건강 위험 요인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에 칼 빼든 노동부...과로사·산재은폐 등 의혹에 '산업안전감독'

고용노동부가 16일 쿠팡을 대상으로 산업안전감독에 착수하고 과로사 및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한다.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개최한 '산업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는 핵심 재무리스크"…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논의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후관련 원칙과 지침이 사실상 빠져있다는 지적이 국회 토

기후/환경

+

남호주 해안 '죽음의 바다'...1년째 적조현상에 해안생물 '멸종위기'

일반적으로 몇 주 안에 사라지는 독성조류가 호주 남부 해안에서 1년 넘게 이어지면서 780종에 달하는 해안생물이 멸종하거나 서식지를 떠나는 등 전례

올여름부터 '폭염중대경보' 신설...'체감 38℃' 넘으면 발효

올여름부터 '체감온도가 38℃ 이상이거나 일 최고기온이 39℃ 이상'인 날이 하루 이상 지속되면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다.기상청은 16일 국회 의원회

생물은 온난화 따라 진화할까?..."일정지점 넘으면 생명체 붕괴"

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오르면 생물들도 온도변화에 따라 적응하면서 진화하게 될까?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국토부 '그린리모델링' 지원...공사비 대출이자·컨설팅 제공

국토교통부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을 돕고자 '민간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이하 이자지원사업)을 재개한다고 16일 밝혔다.그

[이번주 날씨] 낮밤 기온차 심하다...18일 남부에 비소식

이번주는 대체로 온화한 봄 날씨가 이어지겠으나 일교차가 심해 건강관리에 신경써야겠다. 낮은 아침기온으로 인한 서리와 기온 상승에 의한 해빙기

獨 온실가스 감축 사실상 '올스톱'...지난해 겨우 0.1% 줄였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을 선언했던 독일이 지난해 고작 0.1% 감축에 그쳐, 기후정책 목표가 사실상 올스톱됐다는 평가다.14일(현지시간) 독일환경청이 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