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예술로 풀어낸 자원순환..."모두 함께 그물코로 연결해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7 19: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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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그물코' 전시회 17일 개막
11월 7일까지 성수 헬로우뮤지엄에서 전시
▲김효진 작가 '지구를 위한 두번째 무대'. 이 작품에 '동방신기' 무대의상(화면 오른쪽)도 쓰였다. (사진=아름다운가게)

누군가의 일상이 담긴 물건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곳, 자원순환과 지속가능성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풀어낸 전시회가 서울 성수동에 열렸다. 이 전시에 '동방신기'가 입었던 무대 의상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의 자원순환 전시 '그물코프로젝트 2025' 개막식은 17일 서울 성수동 헬로우뮤지엄에서 열렸다. 그물코 프로젝트는 씨실과 날실이 연결돼 함께 살아간다는 뜻의 '그물코 정신'을 담아 관계의 회복, 순환의 미학, 지속가능한 삶을 그린 전시다. 특히 올해 전시는 아름다운가게 창립 23주년을 맞아 '좋은 지구 되세요(Have a nice earth)'를 주제로 담았다.

자원순환 '패션쇼'가 이날 그물코 개막을 알렸다. 모델들이 입고 나온 의상은 모두 아름다운가게에 기부된 옷과 자투리 천으로 청강대 학생들이 만든 것이었다. 런웨이 위의 모델들도 청년부터 시니어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모든 세대가 '참여와 나눔'을 함께하는, 모두의 축제라는 상징성을 담기 위한 의도된 다양성이었다. 패션쇼 자체가 지속가능한 행동의 작은 선언이었다. 패션쇼에서 선보인 의상들은 24~26일 진행되는 플리마켓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 모델들이 입고 등장한 의상들은 모두 아름다운가게에 기증된 옷과 자투리 천으로 제작한 것이다. ©newstree

장윤경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는 개회사에서 "그물코 프로젝트는 아름다운가게만의 행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엮어낸 공동의 작품이자 지속가능한 내일을 향한 연대의 상징"이라며 "이 그물코가 더 많은 지역과 공간으로 확산돼 세상을 잇는 따뜻한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이사 헬로우뮤지엄 관장은 "지난해 그물코 전시를 보고, 보다 많은 어린이들에게 자원순환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어 이번 행사의 장소 대관을 먼저 제안했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에코라이프를 실천하는 작은 어린이 미술관인 헬로우뮤지엄에서 그물코 프로젝트를 개최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전시회에는 이경래 작가와 김효진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순환', '책임', '연결' 키워드를 각기 다른 재료로 해석한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작품에 쓰인 소재도 모두 기증받은 물건으로 만들어졌으며, 전시가 끝나면 다시 그물코센터로 돌아간다고 한다. 전시회가 자원순환의 가치를 고스란히 입증하는 셈이다.

▲이경래 작가의 '침묵' ©newstree

여기에 작가들이 직접 도슨트가 되어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기까지 한다. 작품에 쓰인 소재, 작품을 만든 동기, 작업 과정 등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많으니 전시회에 방문한다면 도슨트 투어에 꼭 참여할 것을 추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띈 것은 높이 쌓아올린 접철 상자였다. '지구를 위한 두번째 무대'를 만든 김효진 작가는 기부받은 물건을 담아두는 접철 상자야말로 아름다운가게의 중심이라 보고 이를 전시장 전면에 세웠다고 소개했다. 바로 옆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동방신기의 무대 의상이 특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김 작가는 관람객이 직접 만질 수 있는 참여형 전시 위주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전시회에 갈 때마다 아이들이 만질 수 있는 작품이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끼고 모든 작품을 만질 수 있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여러 지퍼를 지도처럼 이어붙인 '이어짐의 기도', 재활용이 어려운 옷소매로 만든 콩주머니와 그것을 잡고 그물에 던져넣는 놀이를 통해 선택에 대한 메시지를 건네는 '그물골', 폐기된 티셔츠 1500벌에서 뽑아낸 실로 '소비의 끝'과 '실천의 시작'을 표현한 '땅따먹기', 25개 대나무가 그물코처럼 연결돼 서로를 튼튼하게 지탱하도록 엮은 '그린 유토피아' 모두 만져볼 수 있는 참여형 작품이다.

▲김효진 작가의 '꾸뛰르 땀땀' ©newstree

이 가운데 단절된 마음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는 '괜찮아 꾸뛰르 땀땀'은 팔다리 길이까지 제각기 다른 형형색색의 곰인형들이 가득 모인 작품이다. 똑같은 인형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사람도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관람객은 마음에 드는 인형을 하나 골라 옆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는데, 김 작가는 "대체로 자신과 닮은 인형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며 웃었다. 인형은 모두 손바느질로 만들어졌으며 아이를 키우는 경력보유여성들이 작업했다고 한다. 김 작가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이번 전시의 경험이 작은 실 한 올로라도 남아 그물코를 이어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래 작가의 작품으로는 버려진 지구본을 시멘트로 덮어 차가워진 지구를 표현한 '달콤한 지구'와 '그린 아틀라스', 접착제를 일절 쓰지 않고 물건을 쌓아 소비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위태로은 삶을 표현한 '누워있는 집', 기증받은 공병을 사람의 얼굴로 표현한 '바른 용기씨', 기증받은 작품을 청사진 기법으로 촬영해 우리가 이 물건들과 연결돼있음을 상기시키는 '푸른 심장-연결된 일상' 등 재치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작가는 "쓰임을 다하지 못한 것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담았다"고 밝혔다.

그물코 전시는 오는 11월 7일까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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