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추세 강화...매년 기온기록 경신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금보다 최대 9배 이상 늘어나, 강릉과 같은 '폭염성 급성가뭄' 발생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수면도 최대 82cm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18일 환경부와 기상청이 5년만에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에 따르면, 21세기말(2081∼2100)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온실가스 감축 정도에 따라 2.3℃(낮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 SSP1-2.6)에서 최대 7.0℃(매우 높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 SSP5-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농도는 증가 추세다. 전지구 평균보다 각각 6~8ppm, 80~102ppb, 0.7~0.9ppb 높게 나왔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역과 고도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지난해 농도 증가율은 평균 3.4ppm에 달했다. 이는 이전 10년 연평균 2.4ppm을 넘어서는 수치다. 폐기물 매립은 국내 메탄 배출의 27%를 차지했다.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진 탓인지 폭염의 정도도 심각해지고 있다. 2023년 연평균 기온은 13.7℃로 1위를 찍었는데, 바로 1년 후인 2024년 14.5℃로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5~2024년 평균 폭염일수는 15.6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2100년에 이르면 폭염일수는 연평균 24.2일(SSP1-2.6)~79.5일(SSP5-8.5)로, 지금보다 3~9배 증가한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는 2020~2023년 평균 1709명(사망 17명) 대비 2024년에는 2배 증가했다. 2050년대 고령자의 고온으로 인한 초과사망률은 '중간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SSP2-4.5)' 아래에서 4.36%, '약간 높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SSP3-7.0)'에서는 5.5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바다도 뜨거워졌다. 우리나라 바닷물 수온은 1968~2023년 사이에 1.44℃ 상승했다. 이는 지구평균 0.7℃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해수면 상승률은 1993~2018년 사이에 지구평균 3.4mm보다 높은 연 3.6mm를 기록했다. 1982~2020년 동해 해양열파 발생횟수와 발생일수가 각각 1.97회/년, 12.1일/년으로 증가하면서 수산업 피해도 컸다. 수산업은 최근 14년간(2011~2024) 고수온 3472억원, 저수온 308억원의 누적 피해가 발생했다. 오는 2100년까지 우리나라 주요 양식 밀집 해역의 수온은 약 4~5℃ 상승(SSP5-8.5)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반도에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극한고온 현상은 인위적 강제력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으며, 특히 2018년 한반도 폭염 사례는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에 의해 발생확률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겨울철 기온은 장기적으로 상승해 20세기 초 대비 약 1.6℃ 증가했고, 한파는 북극진동, 블로킹 등 대기순환 요인과 연계돼 폭설 등 복합재해를 동반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는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태풍의 극한강수 발생 영역이 16~37% 확대됐다. 동중국해에서 초강력 태풍이 유지될 수 있는 28.8℃ 이상 고수온 발생 확률이 최소 5배 이상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여름철 폭염에 따른 '폭염형 급성가뭄' 발생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기온변화에 따른 산림과 식생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침엽수림 면적은 14% 줄고 혼효림도 11% 감소했다. 반면 활엽수림 면적은 21%나 늘었다. 저온에 강한 맥주보리와 쌀보리 재배지가 북상했고, 사과 재배면적도 북상하고 있다. 이 추세로 가면 2029년에 철원과 양구, 화천이 사과 주생산지가 될 것으로 봤다. 또 기후변화로 봄철 가뭄이 증가하면서 산불은 2014~2023년 연평균 567건이 발생했고, 위험지역은 계속 늘고 있다.
기후리스크 증가에 따라 인명·경제적 피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ESG 등 주요 환경이슈 대응 필요성 대두되고 있다. 최근 10년(2012~2021) 자연재해 손실액은 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후위기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기후위기 적응 해법과 시사점을 국민에게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0',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4',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이어 네번째로 발간하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기상청, 제1실무그룹)' '기후위기 영향 및 적응(환경부, 제2실무그룹)' 분야의 전문가 총 112명이 참여했다. 한반도를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총 2000여편의 국내외 논문과 각종 보고서의 연구 결과를 분석·평가해, 한국 기후위기 연구 동향과 전망을 집대성한 백서다.
보고서 전문은 9월 19일부터 환경부(www.me.go.kr), 국립환경과학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www.nier.go.kr/naccc) 및 기상청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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