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호박이 밭에서 그대로 익어버리는 등 폭염에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에서 미니 단호박 농사를 짓는 제주볼레섬농장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서비스(SNS)에 '너무 더워서 밭에서 익어버림'이라며 땡볕에 익어버린 단호박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폭염에 더위먹은 호박들이 많이 보여서, 혹시나 싶어서 호박을 찔러봤더니 진짜로 익어있었다는 것이다. 영상을 게재한 대표는 "생산량의 30% 정도 피해를 입은 것같다"며 "이렇게 큰 피해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열매나 야채가 고온에 익거나 터져버리는 열과피해는 보통 불볕더위와 집중호우 등 급격한 환경변화가 발생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집중호우로 토양수분이 급격히 증가하면 과실의 수분 흡수가 빨라진다. 그러면 껍질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터질 수 있다. 요즘처럼 폭염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과육이 익을 수 있다. 단호박이 익어버릴 당시 제주 한경면의 낮 기온은 29~30℃에 달했다.
열흘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서늘한 지역인 강원도 대관령이 33℃까지 오르면서 고랭지 배추가 흐물흐물 물러지는 무름병이 퍼지고 있고, 수박과 복숭아는 집중호우와 폭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당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불량품이 수두룩하게 생기고 있다.
그 결과, 29일 기준 복숭아 경봉(10㎏)은 지난해보다 63% 오른 5만2126원에 거래됐고, 수박(10㎏)은 50% 상승한 3만7564원에 판매됐다. 배추 한 포기값도 평년보다 6.5% 올랐으며, 여름 배추 수요가 증가하는 9~10월에 가격이 훌쩍 뛰는 '금배추' 현상이 우려된다.
축산농가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닭과 돼지들이 찜통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것이다. 경기도에서만 11~25일까지 닭 7만3500여마리, 돼지 2200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고, 경북에서는 돼지 1만356마리, 닭 9만5678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 그외 지역에서도 한낮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는 가축들이 줄을 잇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겹겹히 덮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번주 내내 폭염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앞으로 농산물과 축산농가의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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