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던 임산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태아 시기에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하게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약 8세 아이들 34명의 뇌 영상 자료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11명은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과 뉴저지를 강타했을 때 엄마의 뱃속에 있었다.
분석 결과, 태아 시절 허리케인을 겪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뇌의 '기저핵' 부분이 더 크게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핵은 뇌에서 감정 조절 등에 관여하는 부위로 이번 연구에선 아이들의 기저핵 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진 규명하지 못했다. 다만 다른 연구에서는 기저핵이 우울증이나 자폐증과 같은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특히 연구 대상인 아이들 가운데 7명은 허리케인뿐만 아니라 극심한 폭염에도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경우 뇌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도나토 데잉기니스 박사 과정생은 "기후위기가 단순히 우리를 괴롭히고 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는 기후위기가 단순한 환경적 비상사태가 아닌 신경학적 테러로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에 이달 1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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