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 산불을 진화하던 소방헬기가 추락한지 11일만에 대구에서 소방헬기가 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헬기는 44년이나 된 노후헬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방헬기는 지난 6일 오후 3시 41분께 대구시 북구 서변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됐다가 산불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74세 정모씨가 숨졌다.
헬기는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 천에 걸려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 목격자는 헬기가 두번 정도 인근 저수지에서 물을 떴고, 세 번째 물을 떠서 현장으로 가던 도중에 이같은 참변을 당했다. 비닐하우스 천에 꼬리가 걸린 헬기는 고도를 높이지 못하고 멈칫하다가 뒷쪽 프로펠러가 농막과 부딪히면서 뒤집혀 그대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추락현장으로 달려가 의식을 잃은 조종사를 구조하려고 했지만 팔이 부러진 조종사가 헬기 잔해에 끼어있어 꺼내는데 실패했다. 당시 헬기는 시꺼면 화염에 휩싸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 헬기는 1981년 제작된 미국 벨 헬리콥터로, 탑승인원이 최대 7명이다. 담수 용량은 550ℓ이고, 대구 동구청은 지난 1월 1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임차해 사용중이었다.
이날 산불은 5대의 헬기가 동원돼 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8분께 진화됐다.
앞서 지난달 26일 낮 12시 34분께 경북산불 진화에 투입됐던 강원도 임차 헬기가 의성군 신평면에서 추락해 70대 조종사 1명이 사망했다. 당시 추락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의 담수 용량 1천200ℓ의 S-76 기종 임차 헬기이다. 1995년 7월 생산돼 30년 가깝게 운항했다.
소방헬기의 노후화로 인한 사고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산림청에서 보유중인 진화헬기는 모두 50대로, 기령이 20년을 초과한 헬기는 약 65%(33대)에 이른다. 또 이 가운데 기령이 30년 이상 된 헬기도 12대 정도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당국 등이 보유한 임차 진화 헬기 등 역시 담수 용량이 작은 데다 노후화되기는 마찬가지다. 경북도가 보유한 진화 헬기 19대 가운데 13대는 기령이 30년을 초과했으며, 1962년에 제작된 헬기도 1대 있다.
대구에서는 시가 자체 구입한 헬기 2대와 구·군에서 임차한 헬기 4대 등 모두 6대 진화 헬기가 운용돼 왔다. 대구시가 구입한 헬기 2대 가운데 1대는 2019년에 제작된 비교적 최신 기종이지만 나머지 1대는 2005년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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