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또 오르나?...이상고온에 카카오 수확량 급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4 16:13:02
  • -
  • +
  • 인쇄

2년 사이에 3배가량 올라버린 초콜릿의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수확량이 기후변화로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은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주산지가 폭염에 시달리면서 카카오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 카카오의 약 70%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이 지역에 이상고온이 이어지면서 카카오 수확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서아프리카 지역은 수년전부터 폭염과 병충해, 폭우 등으로 카카오 생산량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카카오 주요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이같은 피해가 특히 두드러졌다. 카메룬, 나이지리아도 이상고온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연구진은 서아프리카 카카오 생산지 44곳에서 얻은 데이터와 컴퓨터 모델을 사용해 오늘날의 기온을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가상의 세계와 비교했다.

카카오나무는 원활하게 자라려면 기온이 32℃를 넘지 말아야 한다. 고온은 카카오 수확량과 품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지난해 분석대상 지역의 3분의 2에서 적어도 42일동안 기온이 32℃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병충해, 폭우, 밀수, 불법 채굴 등 여러 요인들이 카카오 가격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찬에이드(Christian Aid)도 지구온난화로 초콜릿과 카카오 농가가 취약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3년에는 폭우, 2024년에는 가뭄으로 서아프리카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오사이 오지그호 크리스찬에이드 정책캠페인국장은 "코코아 재배는 전세계 빈곤층의 필수 생계수단인데,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나르시사 프리코프 미시시피주립대학 교수는 카카오 생산지의 사막화가 심해지면서 카카오나무가 생존 위협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참여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지구 육지의 4분의3 이상이 사막화됐다.

이는 카카오에서 생산되는 코코아 그리고 코코아가 원료인 초콜릿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2년 사이에 210% 올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톤당 1만달러(ICE 선물거래소)를 넘었고,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코코아 선물가격이 1톤당 1만2565달러(약 1817만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2023년 2월까지만 해도 1톤당 약 2800달러였다.

이에 해외는 물론 국내 제과업체들도 원료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일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 제품 가격을 인상한지 8개월만에 빼빼로, 몽쉘 등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7일에는 빙그레가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고 파리바게뜨는 지난 10일부로 평균 5.9% 인상한 바 있다.

지금처럼 이상기후로 카카오 수확량이 계속 감소한다면 초콜릿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국내 제과업체들은 또다시 가격인상을 놓고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2040년 '플라스틱 오염' 2배 증가...그런데 97% 줄이는게 가능하다고?

반환·재사용 제도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9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사립재단 '퓨

"집값 떨어져"...美 부동산 기후위험 데이터 비공개로 전환

미국 최대 부동산 매물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부동산의 기후위기 노출 위험도를 공개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사람잡는 '칠레 연어'...항생제 범벅에 열악한 노동환경까지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연어가 양식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

'청정호수'인줄 알았는데...50년간 미세플라스틱 쌓였다

인간의 접근이 거의 없어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인도의 호수에서 50년간 미세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카사라고드와 마니팔 지

[날씨] 첫눈부터 10㎝ '펑펑'...한파에 빙판길 '조심'

올해 첫눈부터 최대 10㎝가 넘는 많은 눈이 쌓이겠다.3일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이날 낮부터 밤 사이에는 충남 남부 내륙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