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는 '가뭄' 동부는 '폭설'...美 이상기후 원인 밝혀졌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0 18:25:57
  • -
  • +
  • 인쇄
▲온난화로 지구 평균온도가 1℃ 오를수록 대기 패턴과 강수 패턴이 강화되고 있다. (사진=GIST)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겨울철 대기순환이 변해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가뭄, 폭우, 한파와 같은 극한 기상현상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LA 산불이나 뉴욕의 폭설 등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부 윤진호 교수 연구팀은 한-미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기후변화가 겨울철 북반구 대기순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어떤 극한 기상현상이 발생하는지 그 핵심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특정지역에서 가뭄과 폭우같은 극한 기상현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온난화로 인해 대기 순환체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겨울철 북반구 날씨는 대기의 대규모 흐름(행성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행성파는 지구 대기 가운데에서 공통으로 관측되는 띠 모양의 바람과 같은 대규모 풍계를 말한다. 이는 중위도에서 주로 대류권 상층에 일어나는 5000km 이상의 긴 편서풍대의 파장을 말한다.

연구팀은 해수면 온도상승과 북극의 해빙감소가 겨울철 이같은 행성파 흐름을 더 증폭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그 결과 LA 산불이나 뉴욕 폭설처럼 특정지역에서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이런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에 연구팀은 주목했다. 이번 연구에서 그 원인이 '적도지역 서태평양의 온난화가 빚어낸 대류시스템 강화'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태평양 일부 구간의 편서풍이 강력해지면서 이 바람을 북쪽으로 이동시킨다. 즉 편서풍은 서태평양 적도에서 수증기가 형성되는 응결현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파동)에너지를 북동쪽으로 이동시킨다. 이 파동은 기압골에 영향을 미쳐 고기압과 저기압을 더 극단적으로 만든다. 

여기에 북극 해빙의 감소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북반구 대기 대순환을 더 부채질한다. 북반구 대기 대순환이 증폭되면 비가 자주 오던 지역에는 물폭탄이 쏟아지고 평소 건조했던 기후에서는 가뭄이 심해진다. 이번 LA 산불의 경우도 강해진 서풍이 파동에너지를 미국 서부까지 이동시키면서 극한가뭄이 발생한 결과다.

최근 미국 서부지역에 고기압이 발달해 수개월동안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고, 반대로 동부지역은 기압골을 발달시켜 폭설이 내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서부지역 산불·가뭄과 동부지역의 극심한 폭설·혹한 등 이상기후 현상을 유발한 것이다.

윤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와 같은 현상이 미래에는 더욱 극심해져 심각한 기후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상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기후와 대기과학'에 이달 1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