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거짓말 해!"...美캘리포니아주, 엑손모빌 '그린워싱'으로 소송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4 15:07:41
  • -
  • +
  • 인쇄
▲엑손모빌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세계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엑손모빌을 상대로 '그린워싱'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재활용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허상을 날조했다는 이유다.

캘리포니아주는 엑손모빌이 지난 반세기동안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대중들에게 홍보했지만 실제로 미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비중은 5~6%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의 주정부가 석유 대기업을 상대로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송하는 이유는 엑손모빌이 한마디로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롭 본타는 소장을 통해 "엑손모빌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의 건강과 지구를 대가로 거짓말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1970년대부터 엑손모빌 경영진들은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같은 거짓말을 계속 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엑손모빌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것과 달리 미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5~6%에 불과하다. 올 2월 미국 비영리단체 '기후무결성센터'가 발간한 '플라스틱 재활용의 사기' 보고서에 따르면 엑손모빌 측은 생산된 플라스틱을 별도분류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해왔지만 2021년 미국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은 5~6%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수천종에 이르는 다양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동일 재질끼리 분류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동일 재질끼리 분류하더라도 다른 화학 첨가제나 착색제가 포함돼 있으면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엑손모빌은 이같은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으면서도 플라스틱을 재활용 가능한 원료로 속여왔다는 게 기후무결성센터의 주장이다.

본타 법무장관은 엑손모빌의 '고급 재활용 프로그램'을 두고 '홍보용 스턴트'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공되는 플라스틱 대부분은 연료로 활용되고, 신제품에는 재활용 물질이 거의 없는데도 프리미엄을 붙여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엑손모빌 측은 "캘리포니아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재활용 제도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무능을 남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자사는 6000만파운드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료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오는 11월 한국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 협상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불거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