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지원 중단하라"...60여 세계시민단체, 한국·일본에 공개 서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0 10:14:50
  • -
  • +
  • 인쇄
▲화석연료 개발 투자 중단 촉구 서한에 서명한 세계 환경단체들 (사진=기후솔루션)


전세계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한국과 일본에 화석연료 지원중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양국이 세계 최대 화석연료 금융지원국이기 때문이다.

20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지난 17일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서명한 공동서한이 양국 정상과 정책 관계자들에게 우편 발송됐다고 밝혔다. 서한 내용은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막을 10일 앞둔 시점에 공개됐다.

한국과 일본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화석연료 부문에 가장 많은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기후환경단체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에 의하면 일본과 한국이 2019~2021년 평균 기준 해외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 공적금융 투자액 1, 2위를 차지한다.

일본의 연평균 지출액은 102억9000만달러(약 12조130억원), 한국은 71억4000만달러(약 8조3820억원)이다. 그 뒤는 중국 약 7조7920억원, 캐나다 약 6조860억원, 미국 약 4조2440억원 순이다.

해외에 제공하는 공적금융뿐 아니라 전체 화석연료 금융에서도 일본과 한국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두 나라는 연평균 170억달러(약 21조원) 이상을 화석연료 지원에 지출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글래스고 선언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시민단체는 비판했다. 일본은 지난해 G7 정상회의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국제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글래스고 선언과 유사한 약속에 동의했지만, 지금까지 약속을 거의 이행하지 않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개발은 지구 기온상승을 1.5℃ 이상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며, 재생에너지 전환 재원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의 석유 및 가스 금융부문 김소민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화석연료의 좌초 자산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은 새로 석유 및 가스를 파내는 프로젝트에 계속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두 나라는 더 늦기 전에 글래스고 선언에 동참해 화석연료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재생 에너지 기반 청정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늘리겠다는 결연한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세계 각지의 환경단체도 이번 서한에 동참했다. 미국 환경단체 '텍사스 환경캠페인'의 제프리 저코비(Jeffrey Jacoby) 부대표는 "가스 인프라 지원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의 지역사회 파괴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에너지 안보'를 위한 것이라는 거짓 주장은 여러 세대의 원주민, 흑인 등 커뮤니티 터전에 대기 및 수질 오염, 에너지 비용 상승, 더 강력해진 폭풍 재해 등을 안기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이 우리 모두가 당면한 기후 문제의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신경 쓴다면 이것은 잘못된 투자"라고 일침했다.

청소년 기후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 스웨덴'의 소피아 악셀손(Sophia Axelsson) 활동가도 "미래를 위한 금요일 스웨덴은 한국과 일본의 기후 운동과 국제적으로 연대해 두 나라가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도록 하는 압력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후/환경

+

에너지 아끼려다 되레 자원낭비?…IoT기술 '녹색 역설' 드러났다

건물의 에너지와 열효율 향상을 위해 활용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오히려 새로운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아랍에미리트 샤르

동해 수온 상승에...겨울철 별미 '도루묵' 여름에도 잡혀

지구온난화로 동해 바다가 빠르게 따뜻해지면서 겨울철에 주로 잡히던 도루묵이 여름에도 잡히고 있다.19일 강릉원주대학에 따르면 이충일 해양생태

경기도 '기후보험' 온열질환자에 첫 보험금 지급

경기도가 지난 4월 '경기 기후보험'을 처음 선보인 가운데 온열질환자에게 첫 보험금이 지급됐다고 19일 밝혔다.해당 질환자는 군포시에 거주하는 50대

멸종위기종 서식지 '가나 람사르 습지'...의류쓰레기 무더기 매립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아프리카 가나 '람사르 습지'에서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프라이마크(Primark) 등 패스트패션 의류쓰레기들이 대량으로 매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