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폐사에 상어 출몰까지 '이유 있었네'...올여름 한반도 바다 수온 '역대급'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2 10:13:52
  • -
  • +
  • 인쇄
한반도 수온 26.0℃ 기록...예년보다 1.6℃ 높아
"올여름같은 고수온 현상 앞으로 빈번해질 것"
▲8월 하순~9월 초순 한반도 주변 해역 표층수온 평균편차 분포. 왼쪽 도표는 올해, 오른쪽 도표는 1997~2022년 26년간의 평균 표층수온을 나타낸다.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의 해역은 평균에 비하여 증가,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감소를 의미한다. (자료=국립수산과학원)


올여름 동해에 상어가 자꾸 나타나고 3600만마리가 넘는 양식생물들이 집단폐사하는 피해가 극심했던 이유는 한반도 바다 수온이 관측사상 가장 높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동해 수온은 무려 2℃ 이상 치솟는 등 바닷물 수온 상승폭도 전세계 평균보다 3배 높을 정도로 급상승했다.

2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 정보를 분석한 결과 2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7~2022년까지 26년간 같은 기간의 평균수온 24.4℃에 비해 무려 1.6℃나 높은 것이다.

해역별로는 남해가 27.9℃로 가장 높았고, 동해 25.8℃, 서해 25.4℃ 순이었다. 평년에 비해 수온이 가장 상승한 곳은 동해로, 예년보다 2℃ 이상 높아졌다. 남해와 서해의 상승폭은 약 1℃ 이상으로, 동해보다 낮았다.

이처럼 동해의 수온 상승폭이 특히 높았졌던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에 따른 폭염이 9월까지 지속적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 영향을 주는 등 대기로부터 열공급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때문으로 수산과학원은 추정했다.

장마가 늦게 종료됨에 따라 올여름 고수온 특보는 전년보다 3주 이상 늦게 발령됐고, 8월 중순 태풍 '카눈' 통과 이후부터 9월까지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실제 수온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평년대비 매우 높은 수온이 남해 연안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완도 주변 연안은 평년대비 2∼4℃ 높은 수온이 유지됐다.

이로 인해 남해안을 중심으로 9월 하순까지 고수온 특보가 유지돼 고수온 특보 발령 기준이 마련된 2017년 이후 올해가 가장 늦게까지 유지된 해로 기록됐다.

늦게까지 유지된 고수온으로 인해 올해 양식생물의 피해는 3622만1000여마리로, 2018년 6390만9000여마리가 폐사한 이후 2번째로 규모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양식생물의 폐사는 8월 하순에서 9월 초순까지 집중적으로 나타나 경남해역 피해 어가의 올여름 총 신고건수 264건 가운데 74%인 196건이 이 시기에 이뤄졌다.

올해는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전 지구적으로 가장 더웠던 해로 관측된다. 올해 4월 이후 9월까지 전 지구 평균기온은 과거 기록된 관측치를 매월 경신했고, 이에 따라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 홍수 등 이상기후에 의한 재난·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기온만 높은 것이 아니라 관측 역사상 전세계 평균 해수온도 역시 올해 여름철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지난 7월 전 지구 평균 해수온도가 평년 대비 0.51℃ 높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올여름 수온 상승폭은 전 지구 평균 상승폭에 비하여 3배 이상 높아 우리나라 해역에 더욱 강력한 고수온 현상이 발생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해양온난화 영향으로 향후 해양열파(과거 수온 관측기록의 상위 90% 이상에 해당하는 수온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과 같은 극한기후현상이 더욱 높은 강도와 빈도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철 최고 기온의 상승으로 최근 30년(1991~2020년) 대비 최근 10년의 폭염일수가 2.8일 증가하는 등 이상기후 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도 여름철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고수온 현상 발생빈도와 강도 또한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여름과 같은 우리나라 해역의 이례적인 고수온 현상이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강력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변화 감시, 전망, 평가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고수온 대응 양식품종 및 양식기술 등 기후변화 적응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해 수산업 피해 저감과 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에너지부 신설 막바지…미세 조정만 남았다"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 "마지막 미세 조정중"이라고

하나금융, 지난해 ESG경영활동 5.5조 사회적 가치창출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ESG 경영활동이 약 5조535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발간한 '2024 ESG 임팩트 보고서'를

LG화학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 개최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LG 시스템에어컨, 플라스틱 사용 줄여 탄소배출 저감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한다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기후/환경

+

올해 한반도 '첫 태풍' 오나... 태풍 '링링' 북상중

태풍으로 발달할 수도 있는 열대저압부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북진 중인 제28호 열대저압부는 20일 제12호 태풍 '링링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불법 유통업체 '적발'

인증받지 않은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이하 저감장치)를 불법 제조·유통한 업체들이 적발됐다.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전국 9개

제주 '은갈치' 사라지나?…온난화에 어획량 3분의 1로 '뚝'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제주 은갈치 어획량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18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대표 특산 어종인

"韓 화석연료 비중 60%...못 벗어나는 이유"-英 가디언의 진단

한국이 전력생산의 6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이유가 철강과 조선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전력시장의 독점 구조와 재생에너

이미선 신임 기상청장 "기후위기 대응 허브가 돼야"

이미선 신임 기상청장은 취임일성으로 "기상청이 과학기반 기후위기 대응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18일 밝혔다.전날 임명된 이 청장은 이재명

[영상] 폭염·강풍이 키운 '산불'…스페인·포르투갈 1주일째 '활활'

1주일전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 발생한 산불이 45℃에 달하는 폭염과 강풍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