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1.5℃ 목표 지키려면 2030년까지 화석연료 25% 줄여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7 13:29:10
  • -
  • +
  • 인쇄
OPEC 으름장에도 '넷제로 로드맵' 못박은 IEA
전환 늦을수록 비싸...탄소포집에만 1.3조달러


'1.5℃ 목표'가 승산이 있으려면 7년 내 전세계 화석연료 수요를 25% 줄여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년전 자료를 갱신한 '넷제로 로드맵'을 공개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금세기말 1.5℃ 이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수요를 4분의 1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화석연료 수요를 4분의 1 감축하려면 일일 석유 생산량은 2022년 1억배럴에서 2030년 7700만배럴로, 천연가스 수요의 경우 같은 기간 4조1500억㎥에서 3조4000억㎥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IEA는 최종적으로 2050년에 이르러 석유 수요는 일일 2400만배럴, 천연가스는 9000억㎥ 수준까지 감축해 나머지 온실가스는 탄소포집을 통해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 2021년 보고서에서 IEA는 '1.5℃ 목표'를 달성하려면 신규 화석연료 탐사사업이 더는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 12일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산업이 2030년 내 정점을 찍고 영구적인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역사적인 변곡점에 서 있다"며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시한부 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지난 1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OPEC은 성명을 통해 "지난 30년간 화석연료는 전세계 에너지 믹스의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에너지 안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IEA의 근거없는 탈화석연료 담론으로 국제 에너지 체계는 극적으로 붕괴해 에너지 혼돈으로 이어져 세계경제와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전례없는 규모로 도탄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IEA는 이번 '넷제로 로드맵'을 통해 국제적인 에너지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공고히 했다. 넷제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고, 되레 화석연료 수요가 높게 유지될수록 재생에너지 전환을 늦추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대란을 초래하기 때문에 탈화석연료 없이는 '질서있는 전환'을 담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넷제로 전환이 늦어질수록 비용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8℃까지 증가하는 '지연조처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이후 연간 탄소포집 비용은 3배가량 늘어나 1조3000억달러(약 1755조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2022년 전체 화석연료 투자액보다도 50% 많은 수치다.

IEA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송배전망 설치를 꼽았다. '넷제로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 3630기가와트(GW) 수준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30년까지 3배 늘리고, 2050년에는 8배 늘려야 하는데, 2030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송배전망의 길이는 200만km에 달한다. 이를 위해 IEA는 각국이 연간 청정에너지 투자를 현재 1조8000억달러 수준에서 2030년까지 4조5000억달러로 늘릴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도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최대 84배가량 높은 메탄 감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2022년 기준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 순수익의 2%인 750억달러만 투자해도 전체 시설을 보완해 유정이나 가스정에서 새어나오는 메탄 누출을 방지할 수 있어 메탄배출량의 75%를 감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좋은 소식은 우리가 (넷제로 달성을 위해) 뭘 해야만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1.5℃ 목표'의 불씨를 살려나가기 위해 국제 공조가 빠르게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