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하늘에 '오존구멍' 뚫렸다...한달이나 앞당겨져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9 14:39:12
  • -
  • +
  • 인쇄
통상 9월말에나 열려 "너무 이르다" 우려
통가 해저화산 폭발로 오존층 파괴된 듯


최근 남극에서 아르헨티나 크기의 해빙이 사라진 데 이어, 이번에는 오존구멍이 뚫리면서 이미 최저치를 기록한 남극해빙에 직격타를 날릴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들어 남극해 상공에 오존구멍이 뚫렸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마틴 저커 박사는 "남극해 상공에서 오존구멍은 통상 9월말 열려 10월에 가장 커지고, 11~12월에 닫히는 주기를 갖췄다"며 "확실히 8월에 열리는 건 매우 이르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성층권(지표면 상공 10~50km)에 위치한 오존층은 태양이 내뿜는 자외선을 흡수한다. 매년 얇아졌다 두꺼워지는 주기를 반복하면서 너무 얇아지는 경우에는 구멍이 나기도 한다. 1989년 프레온가스 퇴출 이후 오존층은 회복세에 접어들어 2066년에 이르면 완전히 복구될 전망이다.

엘니뇨 진행 시기에는 오존구멍 크기가 예년보다 작은 편이다. 그런데 현재 엘니뇨가 진행중인데다 오존층이 회복세임에도 남극해 상공에는 이례적으로 빨리 오존구멍이 뚫린 것이다.

▲남반구 오존구멍 면적 크기 추이. 2023년을 나타내는 붉은색 선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료=C3S)


저커 박사의 연구팀을 비롯해 호주 기상청 소속 크리스 루카스 선임연구원은 지난 2022년 남태평양 훙가통가 해저화산 분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때 화산폭발로 수증기가 지표면 150km 상공까지 치솟으면서 대기중 수증기 농도가 3배가량 급증했다. 이에 따라 성층권에 얼음구름이 형성됐고, 오존을 파괴하는 물질들이 얼음구름 주변으로 들러붙어 구멍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루카스 연구원은 "가장 오존구멍 크기가 빠르게 열렸던 건 2000년이었는데, 이번 오존구멍과 발전양상이 흡사하다"며 "수일내 빠르게 발달해 역대 관측된 오존구멍 가운데 가장 큰 크기로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남극해 상공에 오존구멍이 뚫리게 되면 남극이 더 많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되게 되고, 해빙을 녹이는 열 에너지도 증가한다.

남극해빙 면적은 2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남극해빙은 1981~2010년 평균치보다 260만㎢ 감소했다. 이는 278만㎢로 세계에서 8번째로 넓은 아르헨티나 국토 면적에 맞먹는다.

이처럼 해빙이 사라지면 하얗게 덮여있던 남극해가 검푸른 물결을 드러내면서 빛 흡수량이 늘어나고, 얼음이 녹는 속도는 더욱 가속하는 악순환이 빚어진다.

자외선 유입으로 해수온도가 변하면 '남반구 극진동(SAM)'에 따른 변수도 커진다. 현재 '양'(+)의 상태인 SAM은 남극 쪽으로 강력한 바람을 형성하면서 해빙들을 흐트려뜨리고 있다. 반대로 엘니뇨가 진행됨에 따라 SAM이 '음'(-)의 상태로 돌아서면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해빙들이 더 따뜻한 북쪽으로 밀려나게 된다.

저커 박사는 "이밖에도 훙가통가 해저화산 폭발로 온실가스가 분출했고, 급작스런 해수온도 상승도 유발해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기후변화처럼 지속적으로 남아 있는 효과는 아니지만, 추가적인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