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쌀값 계속 오르나?...쌀 수출국 태국 '벼농사 감축' 권고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4 12:06:02
  • -
  • +
  • 인쇄
가뭄으로 식수난 우려에 이모작 제한하기도
쌀생산 줄면 가격폭등으로 식량·경제난 가중
▲태국 북부 카렌족 마을의 한 논밭

전세계 쌀 수출규모가 2위인 태국이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짐에 따라 쌀 생산량 감축을 유도하고 있어, 국제 쌀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태국 국가수자원청 수라스리 킷티몬톤 청장은 "누적강수량이 예년보다 40% 감소해 물부족 위험이 크다"며 "벼와 같은 한해살이 작물 대신 여러해살이 작물 위주로 농사를 지어 식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자국 농민들에게 요청했다.

한해살이 작물인 벼는 1kg 수확하는 데 물이 2500리터가 든다. 반면 수수와 기장 등 여러해살이 작물은 1kg 수확할 때 필요한 물의 양은 650~1200리터로 벼의 절반에 못미친다.

태국은 올 4월 역대 최고기온인 45.4℃를 기록하는 등 극한폭염에 시달렸다. 폭염으로 인한 가뭄으로 물부족을 예상한 태국 정부는 올 7월초 물 절약을 위해 농민들이 이모작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 농민들은 당국의 이같은 지시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5~6월에 이미 쌀을 수확한 다음 2번째 모내기도 모두 마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쌀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 입장에선 수출 호재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태국의 쌀 수출량은 전세계 물량의 15%로, 인도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전세계 쌀 수출량의 40%를 차지하는 인도는 지난달 자국내 쌀값 안정을 위해 쌀 수출을 전격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전세계 쌀값이 급등했다. 인도 쌀 수출금지 1주일만인 지난달 27일 방콕의 쌀 거래가는 1톤당 62.50달러(약 8만1255원) 오른 607.50달러(약 78만9780원)에 달했다.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현재까지 전세계 쌀 가격은 1년 사이에 14% 올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했고, 지난해 5월 밀 수출량 2위인 인도가 식량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금지하면서 밀을 대체할 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식량난과 인플레이션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달 12일 유엔이 발표한 '2023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현황'(SOFI)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인구의 19.7%인 2억8100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2010년보다 77% 늘었다.

크리슈나 라오 인도쌀수출협회장은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세계 쌀 시장을 교란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로부터 물량을 대체할 수 없는 바이어들은 갑작스러운 수출금지로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쌀수출 2, 3위국인) 태국과 베트남은 부족분을 충당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며 아프리카 바이어들이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비행기 탄소배출 막대한데...항공업계 탄소감축 '뭉그적'

항공산업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항공업계의 미온

삼성 '갤럭시S25' 美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 수상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갤럭시S25'가 북미 재활용산업협회 ReMA(Recycled Materials Association)가 수여하는 '2025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다고 7일 밝혔

코오롱, 사회 밝히는 '선행의 주인공' 찾는다

코오롱그룹이 사회 곳곳에서 선행을 실천하며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주인공들을 찾는다.코오롱의 비영리 재단법인 오운문화재단은 오는 6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기후/환경

+

하와이, 美 최초로 관광객들에게 '기후세' 걷는다

관광세를 받고 있는 미국 하와이주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관광객들에게 '기후세'까지 거둘 예정이다.하와이주 의회는 환경보호와 기후위기로 인한

해빙이 녹으면 바닷물 색도 변한다...이유는?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해빙(海氷)이 줄면서 바닷물 색까지 변화하고 있다. 이는 조류와 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일(

10만ha '잿더미' 만든 영남권 산불…온실가스 764만톤 배출

10만헥타르(ha)가 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3월 영남지역 산불로 인해 760만톤이 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산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