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확정...그런데 허용기준은 그대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4 10:04:04
  • -
  • +
  • 인쇄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제로콜라'를 비롯한 무설탕 식음료 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해 최종적으로 '발암가능물질'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일일 허용기준치는 엄격하게 변경하지 않고 종전 기준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1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산하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발암가능물질 분류군인 2B에 '아스파탐'을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인공감미료다.

다만 일일섭취 허용량은 기존 허용치인 체중 1㎏당 40㎎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체중 70㎏의 성인이 아스파탐 함유량이 200∼300㎎인 탄산음료를 하루 9∼14캔 넘게 마시는 수준이다. 해당 성인이 다른 음식물로 아스파탐을 섭취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한 기준이다.

IARC는 발암 위험도에 따라 1(확정적 발암물질), 2A(발암 추정 물질), 2B(발암 가능 물질), 3(분류불가) 등으로 분류한다. 1군에는 술·담배, 가공육 등이 속하고 2A군에는 적색 고기와 고온의 튀김 등이, 2B군에는 김치나 피클 등의 절임채소류가 포함된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분류한다.

IARC와 JECFA는 "제한된 근거를 토대로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했다"며 "우리가 평가한 데이터들은 아스파탐의 기존 일일섭취 허용량을 변경할 충분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며 종전 허용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기관은 "아스파탐이 인간에게 발암 위험을 초래하는지 따지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의 한계를 실토했다.

두 기관이 '아스파탐'의 기존 허용치를 낮추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한 것은 무분별한 과다섭취를 경계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수행된 연구 가운데 아스파탐이 간암과 관련성이 있다는 취지의 논문내용 등이 고려됐지만 기존 허용치를 바꿀만한 사정은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란체스코 브랑카 WHO 영양·식품안전국장은 이날 분류 결과 발표전 기자회견에서 "아스파탐이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상황에서 발암과의 잠재적 연관성이 있다면 우리의 권고는 명백하다"면서 "과다섭취자는 소비를 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탁에 물 대신 감미료가 든 탄산음료 캔을 놓아두고 사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그건 좋은 습관이 아니다"며 "소비패턴을 재고할 것을 권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식품회사들이 아스파탐을 대체할 다른 감미료를 찾는 방안도 고려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여전히 맛있을 수 있도록 제품의 제형이나 성분 선택을 바꾸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품업계는 아스파탐 대체제 찾기에 나섰다. 아스파탐의 유해성 여부와 관계없이 2B군 분류만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WHO는 아스파탐 과다섭취가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WHO는 아스파탐의 유해성과 관련된 증거 자료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아스파탐에 노출된 식음료 소비자가 어떤 잠재적 영향을 받는지에 관한 추가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기후/환경

+

제주에 100MW 해상풍력단지 준공…주민이 4.7% 투자

100메가와트(㎿)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제주 한림에 준공했다.한국전력공사와 한국중부발전, 한전기술 등은 제주 한림읍 수원리 해상

항공기 이·착륙시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2배로 '급증'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테대학 연구팀은 파리의 샤

중국 '탄소가격' 오르기 시작했다… 철강·시멘트까지 ETS 확대

세계 최대 탄소시장인 중국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철강·시멘트 등 고배출 산업을 포함한 배출권거래제가 본격 시험대에 올

또 미뤄진 '플라스틱 국제협약'… 이번 환경총회서도 합의 실패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한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전세계 합의가 제7차 유엔환경총회에서도 불발됐다. 이번에도 국가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美 워싱턴주 유례없는 폭우...'대기의 강'으로 대홍수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며칠씩 내리면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주택이 유실되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다.워싱턴주 스캐짓 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