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태평양 수온구조에 미치는 영향 밝혀졌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6 09:40:02
  • -
  • +
  • 인쇄
기후모델 이용해 태평양 수온구조 변화기전 규명
해빙감소뿐 아니라 해양순환도 온도변화에 영향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현상인 '엘니뇨'나 '라니냐'를 좌우하는 적도지역 태평양 수온변화 원인이 극지방의 해빙감소 외에도 해양순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극지방 해빙감소와 해양순환은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적도지역 바닷물이 평상시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이 시기에는 지구온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진다. 반대로 동태평양 적도지역 바닷물이 평상시보다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지구온도는 올라간다. 엘니뇨가 시작되면 폭염과 가뭄이 극심해진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과학과 강사라 교수와 포항공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코넬대, 듀크대 공동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증가가에 따라 태평양 수온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분석과정에서 태평양 수온구조가 고위도(극지방)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 태평양 수온구조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기작들이 제시됐고, 실례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위도 해빙 감소는 열대 동태평양 수온을 더 상승시킨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그러나 실제 지구에서는 해빙 감소 외에도 해양순환의 변화, 온실효과 등 다양한 요소의 작용으로 태평양 수온구조 변화가 일어나지만, 이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에 강사라 교수팀은 열대 태평양 수온구조 변화에 대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지구의 기후를 재현하는 기후시스템모델을 활용했다. 먼저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지구의 기후변화를 모의한 후, 해빙 면적 감소 및 해양순환의 변화 등 태평양 수온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파악했다.

▲남극해-태평양 수온구조의 상관성
<그림 A>는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에서 남극해와 지표온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남극해 온도가 차가울수록 파란지역이 차갑게, 빨간지역이 따뜻하게 나온다. <그림 B>는 남극해와 열대태평양의 수직운동의 상관관계다. 남극해의 온도가 차가울수록 파란지역에는 상승기류가 강해지고 빨간지역에는 하강기류가 강해진다. 검은 실선은 현재기후에서 하강기류, 점선은 상승기류를 뜻한다.

이를 기후모형에 각각 적용해 기후변화 요소가 태평양 수온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태평양 수온구조는 열대 해양의 지역적인 변화만큼이나 고위도의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북극과 남극의 해빙 감소는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상승을 초래하는 반면, 남극의 해양순환은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을 차갑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강사라 교수는 "열대 태평양의 기후변화가 남극해의 해양순환이나 해빙 감소와 같은 고위도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복잡한 기후시스템의 반응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방법을 제시했으며 태평양 외에도 지역적인 기후시스템 반응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현재 기후모델이 관측되는 태평양 수온구조를 모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전 지구에 상대적으로 균등하게 증가하지만, 지난 반세기동안 동태평양의 온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서태평양의 온도는 올라갔다. 하지만 기존 기후모형은 동서의 수온편차를 균등하게 모의하고 있다. 열대 태평양의 수온구조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지구의 평균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평양 수온구조의 실제 관측과 모델의 정보 편차는 기후전망의 신뢰성을 훼손 가능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한 포스텍 신예철 연구원은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중이고 태평양의 수온구조와 고위도 기후는 지금도 상호작용하고 있을 것이다"며 "이번 연구는 남극해로 유입되는 담수 변화와 같이 모형에 반영되지 못한 남극 기후변화의 요인들이 관측과 모형의 수온구조 편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5월 11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비행기 탄소배출 막대한데...항공업계 탄소감축 '뭉그적'

항공산업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항공업계의 미온

삼성 '갤럭시S25' 美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 수상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갤럭시S25'가 북미 재활용산업협회 ReMA(Recycled Materials Association)가 수여하는 '2025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다고 7일 밝혔

코오롱, 사회 밝히는 '선행의 주인공' 찾는다

코오롱그룹이 사회 곳곳에서 선행을 실천하며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주인공들을 찾는다.코오롱의 비영리 재단법인 오운문화재단은 오는 6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기후/환경

+

하와이, 美 최초로 관광객들에게 '기후세' 걷는다

관광세를 받고 있는 미국 하와이주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관광객들에게 '기후세'까지 거둘 예정이다.하와이주 의회는 환경보호와 기후위기로 인한

해빙이 녹으면 바닷물 색도 변한다...이유는?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해빙(海氷)이 줄면서 바닷물 색까지 변화하고 있다. 이는 조류와 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일(

10만ha '잿더미' 만든 영남권 산불…온실가스 764만톤 배출

10만헥타르(ha)가 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3월 영남지역 산불로 인해 760만톤이 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산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