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성명은 韓원전수출에 대한 美경고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8 16:51:36
  • -
  • +
  • 인쇄
폴란드원전 두고 소송중에 美 손들어줘
"무리한 원전수출 에너지위기 점입가경"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한미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이 한국의 원전수출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발표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이례적으로 '지적재산권 존중'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 준수'가 언급됐다며, 이는 한국 원전수출에 대한 미국의 경고가 담긴 것이라고 논평했다.

문제가 된 대목은 "양 정상은 각국의 수출 통제 규정과 지적재산권을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IAEA 추가의정서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세계적 민간 원자력 협력에 참여하기로 약속한다"는 문장이다.

지난 2021년 5월 전 문재인정부와 바이든 행정부간의 정상 공동성명 발표에서는 해당 내용이 본문에 담기지 않았고, 이른바 팩트시트(Factsheet)에만 담겼다.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던 '지적재산권 존중', 원전수출 대상국의 'IAEA 추가의정서 준수' 문구가 이번에는 원전협력 관련 요구조건으로 공동성명에 포함된 것이다.

'지적재산권 존중 문구'는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미간 원전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한미공동성명의 문구로 '원전'을 특정해 새로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의 폴란드 원전수출 추진과정에서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법원에 한수원의 APR-1400 원전이 웨스팅하우스의 시스템80(System 80) 설계에 기반한 기술이라며, 제3국 수출을 제한해달라는 소를 제기한 바 있다.

또 'IAEA 추가의정서 준수' 문구로 지난 15년간 우리나라가 추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수출은 사실상 금지돼 버렸다. IAEA 추가의정서는 핵확산위험을 내걸어 가입국의 핵활동에 대한 핵사찰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라늄농축 권한을 공공연히 주창하며 추가의정서 가입을 거부한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은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원전수출을 모색했고, 미국은 IAEA 추가의정서를 통해 무모한 원전수출 시도를 중단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처럼 원전협정 체결을 불허해 온 미국이 이번 성명으로 아예 수출 금지를 못박아버린 것이다.

게다가 공동성명 발표 당일 웨스팅하우스 패트릭 프래그먼 사장은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해 "한국의 퐁트누프 원전사업은 가상의 사업일 뿐 미국법과 국제법을 어기고 있기 때문에 실현가능한 사업이 아니다"며 "우리는 폴란드에 한국원전이 절대로 건설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한수원과의 협상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협상의 여지는 거의 없다"며 "소송은 협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더이상 없을 때 사용하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대폭 축소된 세계 원전시장에서 원자력계는 절박한 상황이다. 같은날 공동성명 본문에 새롭게 담긴 원전 지적재산권 문구와 웨스팅하우스의 강경발언은 그 기조가 일치하고 있고, 미 정부와 웨스팅하우스의 사전교감 흔적이 역력하다는 게 에너지전환포럼의 설명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정부는 그동안 한전, 가스공사의 천문학적 적자, 요금정상화 등 산적한 문제들을 모두 내팽개친 상태에서 이번 공동성명에서 러시아 경제제재 동참까지 선언하면서 국내 에너지위기를 점입가경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사양길에 접어든 세계 원전시장에서 무리한 원전수출 업적 추구로 무의미한 행정력낭비와 공기업의 자원낭비를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에너지전환포럼은 "내년 총선을 의식해 복지부동상태에 있는 여당에게 내어준 전기·가스요금 결정권한을 회수하고, 전문화된 독립에너지 규제기구를 신설해 그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