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저장소 역할하는 '토양미생물'...가뭄에 말라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4 12:37:53
  • -
  • +
  • 인쇄

전세계 곳곳에서 가뭄이 증가하면서 탄소저장능력이 뛰어난 토양미생물 생태계도 혼란에 빠지고 있다.

토양미생물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탄소를 격리하는 미생물이 감소해 토양건강과 지구온난화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가 12일 '미생물학 동향'(Trends in Microbiology) 학술지에 실렸다.

토양의 탄소저장량은 식물과 대기를 합친 것보다도 더 크다. 이 기능의 원동력은 흙속에 사는 미생물에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가뭄의 빈도와 심각성이 증가하면서 섬세한 토양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양에 사는 미생물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분해되는 식물의 탄소를 토양에 저장하는 부류와 탄소를 도로 대기에 방출하는 부류다.

미생물의 기후적응 과정에서 탄소방출 미생물이 탄소격리 미생물보다 더 많이 살아남으면 토양 내 탄소가 고갈돼 식물생산성과 온실가스 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토양에 저장된 탄소는 양분이 돼 식물 생장을 촉진하고 토양 침식도 막아준다. 이 토양탄소가 사라지면 폭우 시 토양 침식이나 산사태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

기후완화 관점에서는 식물과 토양의 탄소보유량이 대기 중 탄소 수치보다 더 큰 것이 바람직하다. 광합성을 통한 식물의 대기 중 탄소 흡수량이 늘고, 이 식물이 토양에서 분해되면 식물의 탄소가 고스란히 토양에 저장되는 선순환이 일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고서 저자인 스티븐 앨리슨(Steven Allison) 미국 캘리포니아어바인대학 미생물생태학자는 가뭄이나 온난화 등 기후요인에 따른 탄소 유입량·유출량의 균형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생물의 가뭄 대응력이 식물보다도 강하다고 보았다. 미생물이 가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탄소를 저장하기보다 방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이 식물의 적응 속도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앨리슨 박사는 미생물의 가뭄 반응에 대한 이해를 높여 토양미생물을 관리 및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식물에 유익하고 탄소포집 가능성이 높은 미생물이 무엇인지 파악하면 균형을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또한 연구를 통해 사막, 북극 툰드라 등 보다 다양한 생태계에서 가뭄이 토양탄소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