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트림을 잡겠다...英 메탄억제 사료도입 추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3 12:15:20
  • -
  • +
  • 인쇄


메탄의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소의 트림과 방귀를 잡기 위해 영국 정부가 메탄억제 사료 도입을 추진하면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주 넷제로 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부터 본격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고효율 메탄 억제 제품'을 축산농사를 대상으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료를 이용해 가축의 메탄 발생량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소의 트림과 방귀에서 배출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84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탄소배출량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100여개 국가들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자는데 합의한 상태다.

영국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축산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톰 브래드쇼(Tom Bradshaw) 전미농민연합(NFU) 부회장은 소가 내뿜는 메탄의 대부분이 트림으로 배출되는만큼 "메탄 억제제가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소비를 줄이기보다 "기술적 해결책"에 집착하는 모습이며 육류·유제품 산업으로 인한 다른 주요 환경피해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메탄 억제제의 효과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국 정부는 이전부터 기후목표를 위해 입증되지 않은 기술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영국전문가 700명은 탄소포집에 중점을 둔 영국의 넷제로 전략을 두고 "아직 규모에서 입증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비키 히르드(Vicki Hird) 식량·농업지원단체연합 '서스테인(Sustain)'의 농업책임자도 이번 계획에 회의적이다. 그는 "정부와 산업계는 기술적 해결책을 선호하고 실제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기술만으로는 사료와 목초지 생산에 따른 열대우림 파괴부터 강 오염과 야생동물 피해까지 축산업이 일으키는 큰 문제들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생태학적으로 더 좋은 고기를 더 적게 생산하고 먹을 필요를 지적했다.

아직까지 영국 식품기준청을 통과한 메탄 억제제는 없으며, 현재 허가신청서가 제출돼 검토중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잘 관리된 가축은 다양한 환경적 이점을 줄 수 있다"며 "고효율 메탄 억제 제품가 시장에 출시되면 활용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측은 아직 가축 사료에 대한 농업계, 과학자, 대중의 자문에 대한 답변을 발표하지 않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